단일 조종사 비행 관련 안전 평가 요청
유럽 항공당국, 단일 조종사 체제 도입 적극적
사고 시 대처 어려움 등 우려 목소리도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 뉴질랜드를 포함한 40개국 이상이 단일 조종사 비행을 항공 안전 표준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해달라고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요청했다.
ICAO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상업용 무인 항공기의 개발과 비행 시스템 자동화 확대에 따른 경제적 이점은 우리 업계에 단일 조종사 운영의 기술적 타당성을 살피도록 하고 있다”며 “규제 기관은 이 같은 기술 발전을 안전 강화 측면에서 평가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은 이미 항공사들과 협력해 단독 비행의 운영 방식과 감독 규칙 설정 준비에 들어갔다. EASA는 이르면 2027년 단일 조종사 체제가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지난 몇 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이에 따른 업계 불황이 더해지면서 기업들은 비용 절감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단일 조종사 방안까지 부상하게 됐다. 해마다 여객기 사망자 수가 감소세인 것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여객기 사고 사망자는 176명이었다.
다만 일각에선 조종사 1명으로는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워 비행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2009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객 228명 전원이 사망했던 당시 기장이 객실에서 쉬다가 뒤늦게 문제를 감지해 일이 벌어졌다. 당시 기장이 상황 발생 후 90초 만에 조종석에 앉았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콴타스항공에서 에어버스 A330을 조종하는 토니 루카스 기장은 “홀로 남은 조종사는 다른 사람이 도우러 조종석에 도착하기 전에 긴급상황에 압도될 수 있다”며 “(비행기에서) 일이 잘못되면 매우 빠르게 잘못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조종사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대처법이 명확하지 않은 점, 주니어 조종사들의 실전 학습 기회가 줄어든 점 등이 우려로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단일 조종사 체제는 비용을 줄이고 조종사 부족 압박을 완화하겠지만, 일부는 책임 통제를 한 명에게 맡기는 것을 불안해한다”며 “여전히 EASA는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고 해결하는 것도 과정 일부라며 단일 조종사 도입에 의욕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