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첸ㆍ신일 등 줄줄이 손실…원가상승+수요부진, 소형가전업계 덮쳤다

입력 2022-11-21 17:07수정 2022-11-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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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 및 즉석밥·간편식 인기 등 소비패턴 변화도 소형가전 업계에 악재

▲'화이트 3구 인덕션 더 블랑'. (사진제공=쿠첸)

국내 소형가전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펜트업(보복 소비) 효과로 실적 호조를 보였던 것과 달리 최근 엔데믹 전환과 수요 둔화, 소비 패턴의 변화 등의 악재에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21일 렌탈사업 중심의 쿠쿠홈시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502억 원으로 전년 동기(2305억원) 대비 8.55%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영업이익은 607억 원에서 450억 원으로 26% 가까이 감소했다.

쿠쿠전자 지분을 100% 보유한 쿠쿠홀딩스도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892억 원으로 전년 동기(1690억 원)보다 11.95%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266억 원에서 16.5% 줄어든 222억 원을 기록했다. 가전을 판매하는 쿠쿠전자와 렌탈사업 중심의 쿠쿠홈시스 모두 몸집은 커졌지만 내실은 키우지 못했다는 의미다.

쿠쿠와 국내 밥솥시장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쿠첸도 3분기 당기순손실 23억 원을 기록했다.

렌탈업계 2위인 SK매직은 몸집과 수익 모두 고전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26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 가까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58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넘게 급감했다.

60년 토종기업 신일전자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신일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이 594억 원으로 전년 동기(612억 원) 대비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55억 원에서 37억 원으로 급감했다. 3분기 당기순손실은 23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소형가전 업체들의 실적 부진은 엔데믹과 수요 부진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다 환율 급등과 원자재 수입 비용증가, 물류비 급등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가세하면서 수익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환율 급등과 원자재 및 물류비 급등이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대외적인 요인이지만 사실 언제 다시 상황이 회복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통상 렌탈사업은 경기 불황에도 강한 방어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시불로 큰 돈을 주고 제품을 사는 게 아닌, 매달 비용을 납부하는 대여 시스템이어서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약정을 건 렌탈 방식으로 한번 가입하면 이탈 가능성도 크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선 수요 부진으로 신규 가입자가 감소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등 고정비용 지출이 계속되는 건 렌탈사업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패턴의 변화도 가전업체들에는 불안 요인이다. 밥솥의 경우 소형가전이지만 갈아타기까지의 주기가 길고, 최근 쌀 소비 감소와 즉석밥 소비 증가 등이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 간편식의 인기도 주방 가전업체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침체기를 버틸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 SK매직은 렌털ㆍ판매 사업의 제품군을 더 다각화 하고 있다. 쿠쿠는 라인업 확대와 해외시장 보폭 넒히기를 돌파구로 삼을 예정이다.

신일 관계자는 “경기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을 고려해 제품 생산량을 조정, 재고 수준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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