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연말 분위기 띄우지만 ‘화려함 줄이고, 안전 강조’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연말과 성탄절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트리에 일제히 불을 밝히며 연말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미디어 파사드에서부터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크리스마스 트리 등 형태도 다양하다. 다만 국가적인 참사를 고려해 화려함은 줄이고, 안전관리 인원을 대폭 늘리며 ‘안전’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 업계가 최근 크리스마스 장식의 외벽과 성탄트리 등을 잇달아 공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9일부터 ‘매지컬 윈터 판타지(Magical Winter Fantasy)’ 주제로 한 본점 미디어 파사드와 모든 점포의 외관 장식을 공개했다. 신세계 외관 장식은 50년 역사를 보유한 볼거리로,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올해 디지털 파사드 영상은 총 3분으로,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아름다운 설경 위를 달려 도착한 마법의 성에서 펼쳐지는 파티를 담았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3년 만에 바뀐 미디어 파사드의 외관 디자인은 그동안 선사한 아름다움·웅장함에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연출한다”고 했다.
신세계 측은 더 섬세한 영상미를 위해 작년보다 210만 개 늘어난 350만 개의 LED칩을 사용했다. 특히 하나의 스크린을 크게 펼쳐 크기가 1.5배 늘었고, 화질도 2배 이상 좋아졌지만 에너지는 절감했다. 미디어 파사드 외형이 3년 만에 바뀌었지만, 조립식 프레임과 LED칩 사용으로 자원 재상용률이 70%에 달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5일부터 서울 본점에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붉을 밝혔다. 롯데백화점 측은 “명동 상권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을 포함한 고객들에게 일상 속 감동과 특별한 기억을 선사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했다. 이번 크리스마스 점등은 최근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해 예년보다 약 2주 정도 늦춰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트리의 비주얼 테마는 ‘크리스마스 드림 모먼츠(Christmas Dream Moments)’로 고객들이 꿈꿔왔을 법한 꿈 같은 크리스마스를 표현했다. 또한 본점 외벽에 3층 높이의 파사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매장 곳곳에는 송지혜(Daria Song) 작가와 협업한 라인 드로잉 장식을 설치해, 롯데백화점에 머무는 동안 동화 속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크리스마스 드림 모먼츠’는 본점외에도 32개 모든 점포별 특성에 맞게 변형해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점등한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는 18m 높이의 ‘빅 위시 트리(Big Wish Tree)’와 미로 정원, 회전 목마 등으로 구성된 초대형 크리스마스 가든을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서울 H빌리지에 약 1000평(3306㎡) 규모의 크리스마스 콘셉트 마을을 지었다. 크리스마스 마을은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나무 120여 그루, 11개의 캐빈하우스, 6000여 개의 조명이 설치됐다. 다음달 31일까지 크리스마스 캐롤과 조명을 활용한 라이트닝 쇼를 만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지친 고객들에게 행복과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닌 고객이 직접 크리스마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와 협업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공개했다. 갤러리아 명품관 보테가 베네타 남·여성 통합 매장 리뉴얼 오픈 1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약 14m 높이의 대형 생목(生木) 구상나무로 제작한 크리스마스 외관 장식은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가 처음으로 선보인 2022 겨울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아 황금빛으로 장식했다.
보테가 베네타는 이번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와 함께 국내 단독 상품 및 크리스마스 기프트 셀렉션 상품을 명품관 이스트 2층 보테가 베네타 본 매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지난 10월 발생한 참사를 고려해 안전을 강화했다. 롯데백화점은 안전관리 인원 30명 이상을 보행자 동선과 그 외 지역에 탄력적으로 배치해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등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미디어 파사드 연출 기간 본점의 본관 주변과 맞은편 건물 등에 340m 규모의 펜스를 설치하고, 50여 명의 안전·교통요원을 배치했다.
현대백화점은 안전관리 인원을 평소 대비 2배 이상 확대 운영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말을 비롯해 고객이 몰리는 시각에는 웨이팅 시스템을 운영해 입장 인원을 통제하는 등 안전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