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등 섬 지역에는 비상 급수 방안 강구…일 300톤 공급 해수담수화 선박 투입
남부지방에 반세기 내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비축했던 용수로 최악의 사태는 막고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자율 절수 수요조정제도'도 개편한다. 공공기관은 수압 조절을 통해 물 절약을 선도하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물 절약 홍보도 강화한다.
환경부는 영산강 및 섬진강 유역의 가뭄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라남·북도, 광주광역시 등 지자체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가뭄대책 관계기관 회의'를 열었다.
정부가 가뭄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이례적으로 남부 지방 가뭄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전남에 내린 비는 805.1㎜로 기상기록 기준으로 삼는 1973년 이후 50년 사이 강수량으로는 가장 적었다. 이는 평년(1991~2020년) 동기 강수량의 60%에 그치는 수준이다. 원래 전남은 연평균 강수량이 1350㎜ 정도인 데 올해는 900㎜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도 올해 지난 16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808㎜로 예년(1313㎜) 대비 61.6%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유역 내 주요 댐인 △주암댐 △수어댐 △섬진강댐 △평림댐 △동복댐 등의 저수율도 예년 대비 평균 58.2%에 그쳐 환경부는 ‘댐 용수 공급조정기준’에 따라 이들 댐을 가뭄 '심각' 단계로 관리하고 있다.
환경부는 현재 가뭄 상황이 이어진다면 홍수기가 시작되는 내년 6월 이전에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수위는 정상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마지막 한계 수위를 말한다. 저수위 이하에서도 물은 있으나 수질 등의 문제로 활용에 한계가 있어 용수 사용의 마지노선이다.
환경부는 비축 용수를 통해 급한 불은 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7월부터 하천유지용수, 농업용수를 줄이고 섬진강댐의 생활·공업용수를 하천수로 대체 공급해 총 6774만 톤의 용수를 비축했다"라며 "이는 광주시와 전남 지역 용수 수요량의 약 35일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용수 수요 및 공급 관리' 등 추가 대책을 추진, 그간의 가뭄대책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용수 수요관리 측면에서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절감 목표 미달성 시 위약금 규정을 폐지, 리스크는 줄이고 혜택은 키우는 방식으로 '자율절수 수요조정제도'를 개편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물 절약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여수 및 광양 산업단지의 공장 정비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조정하는 등 공업용수 수요를 줄인다. 광주시와 전남 지역 공공기관은 수압 조절 등을 통해 물 절약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주민이 물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한다.
발전댐인 보성감댐을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발전보다는 용수공급 위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완도 등 섬 지역에는 비상 급수 방안을 강구한다. 운반급수, 병입 수돗물 제공 등을 확대하고 일일 300톤을 공급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 선박을 섬 지역에 투입해 가뭄 상황을 추가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신진수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장기화하는 가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물 절약 등 수요관리, 용수비축 등 전방위적 측면에서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가뭄으로 인한 국민의 생활 불편과 지역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