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1.7%·소비자물가 3.6% 전망, 각각 0.4%p·0.1%p 낮춰
미 연준도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 언급하며 속도조절론 제시
한국은행은 24일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 3.25%로 결정했다.
올 4월 이후 개최된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기준 여섯 번 연속 금리인상이다. 이중 7월과 10월엔 각각 빅스텝(50bp 인상)을 단행했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6월(3.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5.7%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달 빅스텝의 이유가 됐던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다소 누그러진데다,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 이후 여전한 국내 자금시장 경색, 경제성장률 둔화 등은 베이비스텝으로 보폭을 줄이는 이유가 됐다.
실제, 지난달 25일 장중 1444.2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3월16일(1488.5원)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14일 장중 1308.5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는 기존 1.7%에서 1.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하반기 역시 기존 2.4%에서 2.1%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가운데 우리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인 잠재성장률이 2%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본 셈이다.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과 실제성장률간 격차를 의미하는 경제성장률격차(GDP갭률)도 내년 상반기 중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내년 소비자물가는 3.6%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3.7%) 보다 0.1%포인트 낮추는데 그쳤다.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과 원자재값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대 수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대응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었다”며 “경기둔화폭이 확대되고, 외환부문 리스크 완화, 단기금융시장 자금조달 제약 등으로 금리 보폭은 25bp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금통위 내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있는 만큼 향후에도 베이비스텝으로 보폭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또,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기준금리 결정 직후 내놓은 통화정책방향에서는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중 ‘당분간’이라는 문구는 이달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를 “향후 3개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불확실성이 커 최종금리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내년 1월 이후 결정에 대해서는 12월 연준(Fed)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정과 이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 국제에너지 가격 등 대외여건, 국내 흐름, 금융안정상황을 면밀히 점검한 후 결정하겠다”며 “내년 1분기까지 최종금리 수준은 금통위원 중 3명은 3.5%, 1명은 3.25%, 2명은 3.75%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개된 연준 11월 FOMC 의사록에서도 금리인상에 대한 속도조절론이 대세를 이뤘다. 경제는 추세적 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고,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