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태원 참사 당시 소방당국의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 운영과 관련한 공문서가 허위로 작성된 단서를 잡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수본은 25일 오후 3시 40분께 정부세종청사 내 소방청 119종합상황실과 대응총괄과, 중앙통제단 지휘작전실 등 6곳에 수사관 22명을 보내 이태원 참사 관련 업무기록과 관련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특수본은 참사 당시 중앙통제단 구성과 운영을 기록한 소방청 문건이 허위로 꾸며진 정황을 파악해 소방청 소속 직원 1명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피의자로 입건하고 이날 소방청을 압수수색했다.
중앙통제단은 재난상황이 발생할 때 긴급구조 등을 위해 소방당국이 꾸리는 임시 조직이다. 인근 시·도 인력을 동원하는 등 응급의료 자원을 총괄·지휘·조정·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특수본은 이날 압수한 각종 기록을 분석해 참사 당일부터 현재까지 중앙통제단 활동이 재난안전법 등의 규정대로 이뤄졌는지, 활동 내역이 사실대로 기록·보고됐는지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소방당국의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의혹과 관련해 이달 초 용산소방서와 서울소방재난본부와 등지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소방청장이 단장인 중앙통제단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서 소방당국을 대상으로 한 특수본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은 사고 당일 오전 괴산 지진이 발생하면서 꾸려진 중앙통제단을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오히려 확대해 운영했다고 해명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0시30분 3개 부서 13명으로 충북 괴산 지진 중앙통제단이 가동됐다가 당일 오후 3시30분 경북 봉화 갱도 고립사고 수습을 위해 2개 부서 11명 규모로 전환됐다.
중앙통제단은 같은 날 오후 10시15분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3개부 17명으로 늘어났다. 소방청 관계자는 "오후 10시48분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되면서 중앙통제단이 국가 소방력 동원령을 발령했다"고 말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그러나 기존 사고 수습을 위한 조직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 중앙통제단을 꾸린 시각이 명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참사 발생 이후 이날까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가 맡는 중앙통제단장 명의 문건은 모두 35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