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는 손흥민(토트넘)과 더불어 대표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한국 수비수로는 드물게 유럽 빅 리그에 진출, 올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 기대도 크게 받던 그는 24일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전 시간을 소화하며 생애 첫 월드컵 경기에서 무실점(0-0 무) 수비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 경기 중 상대 역습 상황에서 다르윈 누녜스(리버풀)를 저지하려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25∼26일 팀 훈련에 불참한 그는 27일엔 팀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긴 했으나 동료들과 같은 훈련을 소화하지는 않은 채 사이클을 타는 정도의 회복 운동만 진행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가나와의 H조 2차전을 앞두고 “김민재의 출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그는) 회복 중이며, 경기 당일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김민재가 부상으로 끝내 출전을 못 한다면 수비 플랜B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주전인 김민재와 김영권(울산) 외에 대표팀 내 중앙 수비 자원으로는 권경원(감바 오사카)과 조유민(대전)이 있다.
2017년부터 A매치 28경기에 출전한 권경원은 이번 월드컵 예선 등에 선발로도 종종 나서며 벤투 감독의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졌던 6월 A매치 기간엔 김영권과 센터백 조합을 이룬 적도 있다.
188㎝의 장신으로 김민재(190㎝)에 가까운 체격 조건도 갖췄으나 그가 김영권과 함께 나설 때 두 센터백이 모두 왼발잡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조유민은 오른발잡이다. 공격수 출신으로 전진 패스 등에서 강점을 보이고, 2022시즌 K리그2 정규리그에서 6골이나 터뜨렸을 정도로 공격에서도 한 방을 지니고 있다.
연륜에선 아무래도 권경원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조유민은 올해 6월 A매치 4연전 때 중앙 수비진의 부상 공백으로 첫 발탁 기회를 얻었고,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A매치 데뷔해 이제 4경기를 뛰었다.
권경원과 조유민, 김영권 등 스리백 가동도 생각은 해 볼 수 있다. 카타르 출국 직전인 이달 11일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김영권, 권경원과 함께 선발로 낙점된 건 박지수(김천)이었는데, 박지수가 볼 경합 과정에서 발목을 다쳐 조유민이 전반 44분부터 그 자리에 선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아이슬란드에 1-0 승리했다. 최근 합을 맞춰봤던 조합인 만큼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