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8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나에 패함으로써 16강 자력 진출이 불가능하게 됐다. 막판까지 다른 나라의 승패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인 우리나라의 다음 라운드 진출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포르투갈전은 무조건 승리해야 하고, 우루과이가 가나에 적은 골로 승리하면 16강 진출의 희망이 생긴다.
현재 H조 1위는 포르투갈이다. 연속 2승(승점 6점)을 거두면서 조 1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한일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2위는 가나로,1승 1패(승점 3점)를 기록 중이다. 한국과 우루과이는 나란히 1무 1패(승점 1점)다. 골 득실 차로 한국이 3위 우루과이가 4위다.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무조건 승리해야 기회가 생긴다. 무승부도 안된다. 포르투갈이 16강 진출 티켓을 따 놓은 만큼 선발 라인을 느슨하게 짠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
이에 대해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아직 우리는 조 1위는 아니고, 계속해서 발전해야 한다”며 “브라질은 16강 말고 그다음에 만나고 싶다”고 조 1위에 오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H조 2위로 다음 라운드에 오르면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날 가능성이 큰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같은 날 열리는 가나와 우루과이 경기 결과도 우리에겐 변수다. 만약 가나가 우루과이에 이기면, 가나는 승점 6점으로 포르투갈과 함께 16강에 오른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더라도 탈락한다는 얘기다.
우루과이와 가나가 무승부일 경우 우리는 가나와 승점이 같아진다. 골 득실에선 현재 가나가 0점, 우리는 -1점으로 한 골 차다. 이 때문에 한국은 포르투갈에 2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유리하다. 그래야 골 득실에서 가나를 앞설 수 있다. 만약 골 득실이 같아져 다득점을 따지게 되면 한국이 불리해진다. 현재 가나의 총 득점이 한국보다 3점이나 많기 때문이다.
우루과이와 가나의 전력 경기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나마 객관적 전력에선 우루과이가 앞선다. 국제축구연맹 순위는 우루과이가 14위이며, 가나는 61위로 크게 차이 난다.
스포츠 통계 전문 업체 옵타도 1위 확률이 우루과이 26.9%, 가나 8%로 전력 차이가 심하다고 평가했다.
4개 팀의 풀리그에선 일반적으로 우리 팀의 첫 상대가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잘해주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첫 경기에 승리했다면, 상대 팀이 다른 두 팀에게 패하지 않길 바라야 한다. 반대로 졌다면 상대 팀이 계속 잘해줘 ‘1강 3중’의 구도가 펼쳐지도록 기다려야 한다. 리그 첫 상대가 숙적이면서, 경기 후엔 동지가 되는 원리다.
2차전에서 우루과이가 포르투갈에 이기거나 비겼다면 모든 나라가 16강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펼쳐졌고, 지금보다 경우의 수는 늘어날 수 있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우리는 우루과이를 응원해야 한다. 우루과이가 가나에 승리한다면 한국과 우루과이는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 동률을 이룬다.
승점이 같으면 골득실차-다득점-승자 승으로 순위를 따지는데, 한국은 현재 골 득실과 다득점에서 모두 우루과이에 앞서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우루과이가 가나를 큰 점수 차로 이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골득실차는 1점에 불과하다. 만약 우루과이가 1점 차 이하로 승리하면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그런데 우루과이가 가나를 3점 차 이상 대승을 거두고, 한국이 1점 차 이하로 승리하면 우루과이가 16강에 진출한다.
희박하지만 우루과이가 4-0 승리, 한국이 3-0 승리하면 두 팀은 승점과 골득실차, 승자 승 모두 동률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추첨으로 16강 진출자를 가린다.
우루과이가 이기도록 바라면서, 가나가 득점을 많이 내주지 않도록 양 팀을 다 적당히 응원해야 하는 게 딜레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