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산은 본점 정문ㆍ후문서 이사진 출입 막으려 집회
산업은행의 본점 부산 이전 이슈를 둘러싼 노사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산은 이사회에서 조직개편안이 확정될 예정인 가운데 산은 노동조합은 대규모 시위를 열고 이사회 저지를 시도했다.
산은 노조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산은의 이사회를 저지하기 위한 긴급행동에 나섰다. 금융노조 39개 지부 대표자 등이 산은 본점 정문과 후문에서 각각 이사진 차량의 출입을 막기 위한 집회에 참여했다.
후문 차량 출입구 앞쪽에는 이석환 이사, 김영욱 이사, 강삼모 이사, 정동일 이사 등 산업은행 사외이사 4명의 얼굴 사진을 든 산은 노조 측이 자리했다. 해당 사외이사들이 탑승한 차가 산은으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함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부산지역 인력을 늘리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부산의 부서 신설을 위한 안건이 의결되면 내년 1월 정기 인사에서 산은 본점 직원 100여 명을 발령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부산으로 산은 중소중견금융 부문을 이전하는 내용 등도 이사회 안건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은 노조는 전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날 이사회 결의를 강행하는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 이사회를 저지하고 사내ㆍ사외이사 전원을 고소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 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금융노조 관계자는 “(조직 개편안이) 오늘 실제 안건으로 나와서 100여 명의 인원을 부산에 배치하겠다는 개편안을 승인하면 사실상 산은의 부산 이전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라며 “오늘 이사회가 열리는 것 자체를 저지하려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은 노조가 이날 3시까지 산은 본점 정문과 후문에서 사외이사의 차량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집회를 진행했으나 이사회는 예정대로 3시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산은 노조 측은 단순한 이기주의에 따라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위기의 징조들이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 이전은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직원 이탈로 (산은이) 정책 금융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산은 직원들이 단순히 부산에 가기 싫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산은은 지금도 부ㆍ울ㆍ경(부산, 울산, 경남) 지점에서 각종 금융지원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경제 발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