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혈압 측정 고혈압 관리에 유용…“측정법 정확히 인지해야”
국내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10명 중 3명은 집에서 스스로 고혈압을 측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혈압 초기 증상이 없는 만큼 낮은 가정내 고혈압 측정 비율을 높여 효율적인 고혈압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소속 가정혈압포럼은 전국의 30대 이상 고혈압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혈압측정 인식 조사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시행된 것으로, 그 동안 가정혈압 관리에 대한 국내 고혈압 환자의 변화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결과 가정혈압 측정에 대한 고혈압 환자들의 인식 및 행동 변화가 확인됐다. 우선 가정내 고혈압 측정 비율이 늘었다. 지난 2017년 조사에서는 직접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가 31.4%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5.5%로 4.1%p(포인트) 증가했다.
가정혈압 인지율도 올랐다. 조사 대상 환자의 65.5%가 가정혈압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 5년 전 60.6%보다 증가했다. 환자들은 주로 △가족 및 주변 지인(41.4%) △의사·간호사(35.0%)를 통해 가정혈압에 대해 알게 됐다고 응답했다.
가정혈압 측정을 실천하고 있는 환자들 중 82.0%가 가정혈압 측정이 고혈압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혈압 변화를 살펴볼 수 있어서(81.4%) △혈압 조절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어서(47.4%) △치료제 복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37.5%) 등을 언급했다.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47.8%) △병원에서 진료 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19.5%) △번거롭고 귀찮아서(13.8%) 등을 꼽았다.
현재 국내 고혈압 환자는 꾸준하게 늘고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세 이상 인구의 고혈압 유병환자는 2007년 708만 명에서 2021년 1374만 명으로 667만 명이 늘었다. 고혈압은 초기에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집에서 관리지침에 맞춰 혈압을 직접 측정하는 ‘가정혈압’ 관리가 강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대한고혈압학회는 가정혈압은 고혈압 관리에 유용하며 환자의 복약 순응도 및 치료에 대한 적극성, 혈압 조절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정혈압 측정 방법을 정확히 인지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철호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 회장(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교수)은 “30세 이상 국민 10명 중 3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은 증상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무서운 질병”이라며 “아직 실제 가정혈압 측정 환자 비율은 낮다. 학회는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를 위한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 방법을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