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의 전세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일반적으로 시세에 맞춰 계약하는 신규계약의 경우, 갱신권 사용 등으로 임대료 증액에 제한이 있는 갱신계약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올해 들어 전세시장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이 갭이 줄어든 것이다.
1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22일까지 계약 유형별 평균 전세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갱신계약은 5억3867만 원, 신규계약은 6억4983만 원으로 집계됐다. 신규계약 비용이 갱신계약보다 평균 1억1116만 원 높은 것이다. 이는 지난해(6월1일~12월31일) 체결된 전세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실거래가 갭인 1억6789만 원 대비 5673만 원 줄어든 수치다.
신규-갱신 간 전셋값 격차 축소는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시장이 침체하면서 신규 거래가격이 낮아진 반면, 갱신계약은 2년 전 보다 오른 금액으로 체결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앞선 분석에 활용된 서울 아파트의 4200개 면적 가운데, 신규계약 기준으로 올해 평균 전세거래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경우는 2538개(60.4%)로 집계됐다. 반면 갱신계약은 올해 평균 전세거래가격이 작년에 비해 낮아진 사례가 22.5%(944개)에 불과했다.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탓에, 계약 갱신 시에는 보증금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대출 이자 부담 확대, 역전세 우려 등으로 월세 전환이 지속하는 데다 갱신권 사용으로 전세수요가 급감했다"며 "서울 아파트 신규계약의 전셋값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와 갱신 전세계약 간 가격 갭이 줄면서 임대차3법 도입 이후 불거진 전세 다중가격 현상에 대한 논란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