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신논현역 일대에 유명 햄버거 업체 밀집
굿스터프이터리 버거 경쟁에서 밀리며 문 닫기도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권 일대에서 햄버거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쉐이크쉑, 슈퍼두퍼에 이어 국내에서 철수했던 미국 버거 브랜드 파파이스가 재진출을 앞두고 있어서다.
1일 본지 취재 결과 파파이스는 이르면 이달 말 서울 강남역점을 연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이미 개설돼 홍보를 시작했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메뉴 준비는 마쳤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본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변수로 인해 오픈이 내년 1월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파파이스는 1994년 압구정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케이준후라이, 비스킷 등 인기 메뉴에 힘입어 한때 매장 수만 200개가 넘었다. 2010년대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맘스터치 등 경쟁사들의 활약으로 파파이스 입지는 좁아졌다. 상황이 나빠지자 당시 파파이스 운영사 TS푸드앤시스템은 브랜드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2020년을 끝으로 사업 종료 후 한국에서 철수했다.
이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파파이스 메뉴가 그립다는 글이 자주 등장했다. 올해 초 수산업 전문기업 신라교역이 사업권을 따내며 파파이스의 한국 재진출이 이뤄졌고, 강남역점 진출을 알렸다.
강남권을 두고 햄버거 전쟁이 불붙는 모양새다. 현재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는 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 강남점이 버티고 있다. 한때 전 세계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bhc는 지난달 1일 신논현역 인근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표 수제버거 ‘슈퍼두퍼’ 강남점을 열었다. 오픈 후 2주간 판매된 햄버거 개수만 약 2만 개다. 하루 평균 약 1400개의 햄버거가 팔렸다. 이외에도 뉴욕버거, 경성버거 등 수제버거 업체와 버거킹 등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강남역과 신논현역 인근에 밀집해 있다.
갤러리아가 내년 상반기 국내에 들여올 예정인 미국 3대 버거 ‘파이브가이즈’ 오픈 예정지도 강남권 인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햄버거 설문조사에서 만족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햄버거 업체들이 앞다퉈 강남권 일대에 매장을 내는 이유는 강남역·신논현역 일대가 MZ세대들에게 핫플레이스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논현역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중 승하차객이 가장 많은 역이다.
반면 치열해진 경쟁에 문을 닫은 곳도 있다. 대우산업개발은 미국 브랜드로 오바마 버거로도 잘 알려진 ‘굿스터프이터리 버거’ 매장을 올해 5월 열었지만, 5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높은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인근의 햄버거 업체간 경쟁에서 밀리며 조기 폐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