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표, 소비자물가·PCE디플레이터 고공행진인데 GDP디플레이터만 뚝 “왜?”

입력 2022-12-0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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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디플레이터, 수출물가에서 수입물가를 빼는 구조
수출입비중 큰 경제구조상 수출입물가 급변동시 종합물가지수 설명력 떨어져

▲독일 원유업체 윈터셀DEA이 독일 엠리히하임의 오래된 유전에서 원유를 추출하고 있다. 엠리히하임/AP연합뉴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민간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는 고공행진 중인 반면,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지표들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물가수준이 과연 어디쯤에 놓여있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겠다.

다만, 지수의 각각 특성을 이해한다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서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어 지금의 흐름은 잠시의 일탈 정도로 봐도 되겠다.

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중 GDP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0.2% 상승에 그쳤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1분기(-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기간 PCE 디플레이터는 4.9%를, CPI는 5.9%를 기록해 급등세를 보였다. 이는 각각 2001년 2분기(5.4%)와 1998년 4분기(6.0%) 이후 최고치다.

(한국은행, 통계청)
GDP 디플레이터란 총체적인 물가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일각에서는 CPI의 선행지표로 평가하기도 한다. PCE 디플레이터는 GDP에 대한 지출 디플레이터로 미국 연준(Fed)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수이기도 하다.

GDP 디플레이터가 여타 물가지표보다 크게 떨어진 것은 최근 반도체 및 화학제품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 국제유가 및 원자재값이 크게 오른데 따른 것이다.

즉, GDP 디플레이터란 지출측면에서 소비와 투자, 수출을 더한 후 수입을 뺀 값이다. 이에 따라 수입품목이 올라 수입디플레이터가 크게 오를 경우 GDP 디플레이터는 되레 하락하게 된다. 실제, 3분기 중 내수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4.8% 상승해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출 디플레이터(14.8%)보다 수입 디플레이터(29.4%)가 더 크게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수입 비중이 높은데다 국제유가 등이 급등할 경우 소비재가격보다 수입재가격이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 즉, GDP를 계산할 때 빼야할 수입 부문의 값이 크게 오르니 GDP를 떨어뜨리고, 덩달아 GDP 디플레이터를 끌어내리는 것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우리 경제는 수출입 비중이 큰 구조다. 종합물가지수라고 말하는 GDP 디플레이터의 경우 수출입물가가 많이 뛸 때 국내 물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수출에서 수입을 빼는 구조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단기적으로 이렇게(GDP 디플레이터 하락)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PCE 디플레이터와 CPI와의 차이는 석유나 원자재, 에너지, 전기 등에 대한 가중치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CPI는 연간기준으로 가중치를 적용하는 대신 PCE 디플레이터는 분기기준 가중치를 적용하면서 난방기구 등 제품을 잘 쓰지 않는 여름철엔 관련 부문에 대한 가격하락분 반영이 적다.

최 부장은 “CPI에서는 차량연료와 식료품 가중치가 크다. 이 차이로 CPI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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