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진실 밝혀달라" 눈물 호소
野3당 "與 국조 특위 복귀해야" 촉구
與, 野 이상민 해임건의 시도에 특위 사퇴 고민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고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지난 1일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유가족 간담회에서 이같이 외쳤다. 이날 간담회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준비모임’(가칭)에서 특위에 요청해 마련됐다. 이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가 정치합니까, 왜 우리 도와주는 분에게 정쟁을 몰아가서 도와주지 못하게 만듭니까”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씨 아버지는 무릎을 꿇은 채 “진실을 밝혀달라”며 “이상민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게 정쟁의 소지가 있느냐. 이게 나라냐”고 울부짖었다.
유가족들은 이날 이태원 국조특위에 △국회 내 추모공간 조성 △국정조사 기간 중 국회 내 유가족 소통 공간 조성 △유가족 추천 전문위원·전문가의 예비조사 참여 △국정조사 진행경과 설명 △조사 개시 전 유가족 발언 기회 보장 및 유가족 증인채택·진술 기회 보장 △행정부 및 지자체의 추모공간 조성 시 일방적 장소선정 지양 등의 내용을 담은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두 시간 반가량 이어진 간담회 후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참사 현장에 있던 생존자들을 특위 증인으로 채택해 (당시) 상황을 반드시 듣고, 규명하고자 한다”며 “또 유가족들이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통로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쪽’ 간담회였다. 국민의힘의 보이콧에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3당 국조특위 위원들로만 참석했다. 야3당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향해 “오늘까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국정조사 계획서에 따라 다음 주부터 국정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이 지난달 9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지만 국민의힘의 의도적인 시간 끌기로 계획안 채택에 합의하는 데 2주일의 시간이 허비된 바 있다”며 “어렵게 설득한 끝에 지난달 24일, 첫 회의를 열고 국회 본회의에서 계획서가 채택됐지만 국민의힘 위원들은 특위 운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위원들에게 “진실규명에 여야가 어디에 있겠는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해야 한다”며 “그것이 꽃다운 나이에 희생된 158명의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소명”이라고 국조 특위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이 장관 해임건의를 둘러싼 극한 대치가 계속되면서 국정조사도 험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에 반발하며 국정조사 특위 위원 전원 사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대응 수단으로 검토해 온 ‘국정조사 보이콧’ 여부에 대해선 “해임건의안 처리 단계가 여러 개가 있기 때문에 그 단계를 보면서 결정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에선 해임 건의안이 예산안 처리가 불발된 또 다른 배경이라면서 “(예산안 처리 직후) 국정조사 합의를 고의로 파기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적극 검토하는 듯한 입장을 내놓았다. 민주당이 오는 8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 보고에 나서려고 하는 만큼, 다음 주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