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 시 건설사 자금 마련 어려움 가중 ‘우려 ’
입지 경쟁력 높아 ‘완판’ 기대감 여전
금융위 “재건축 상징성, 분양 결과 주시”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일반분양 1·2순위 청약이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일은 오는 15일이다. 최고 35층, 총 1만203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강동구 둔촌동에 공급되지만 송파구와 인접해 강남과 가까워 입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단순히 서울의 일개 분양 지역에 그치지 않는다. 단지의 분양 결과는 다른 재건축 분양 사업성의 척도가 되고, 부동산 시장 심리, 건설사 자금 상황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특히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자금 조달 과정에서 정부가 운용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투입된 만큼 분양 결과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만기를 앞둔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차환 발행했다. KB증권은 5400억 원 규모의 현대·대우·롯데건설의 사채 발행을 주관했고, 한국투자증권은 1800억 원 규모의 HDC현대산업개발의 자금 조달을 맡았다.
KB증권은 각 건설사의 연대보증을 바탕으로 ABCP, ABSTB를 발행해 차환하는데 성공했다. 금융위에서 조성한 채안펀드도 일부 물량을 매입했다. 민간 주택 사업에 정부가 조성한 자금이 투입된 것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분양 성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계약 이탈자가 생겨 분양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있는 반면, ‘분양 완판’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 분양에서 실제 미달 사태가 발생하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시장에서는 차환 발행 주관사로 나선 KB증권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의 역할은 각 건설사의 ABCP, ABSTB를 매입할 투자처를 찾는 것 까지기 때문에 분양 성적으로 영향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것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분양 결과가 미달이 된다면 각 건설사가 자금 부담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어려움을 겪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의 자금 압박이 이어진다면 내년 1월 중순 또다시 차환발행에 나서거나 대출에 나서야 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보다 입지나 조건이 나쁜 프로젝트들은 앞으로 분양 성사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입지 등의 경쟁력을 앞세워 ‘완판’ 될 것으로 예상한다. 청약 당첨자 중에서 계약 포기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할인 분양 등을 통해 물량을 모두 소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는 상징성을 갖춘 단지이기 때문에 정부도 손 놓고 있진 않을 것”이라며 “주변 아파트 시세가 하락세인 것은 우려될 사안이지만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만 두고 보면 우려할 부분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에서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분양 결과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게 중요한데 회사 자체자금으로 추진하던가 아니면 다시 ABCP 차환 발행에 나서면 그 때 시장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