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내년 한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Aa2,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다가오는 경기침체로부터 이러한 등급이 장기적 신용도를 지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지정학적 위험 고조는 향후 등급 변동 요인으로 봤다.
아누슈카 샤 무디스 부사장은 6일 한국신용평가와 무디스가 공동주최한 ‘2022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에서 “한국은 포스트 팬데믹으로부터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이러한 흐름은 점차 둔화되는 추세”라며 이같이 밝혔다.
샤 부사장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정책과제”라며 “한국 정부의 유동성 긴축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이 국내 투자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무디스는 내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올해보다 0.5%P 하락한 2.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한국의 GDP 성장률은 4.1%였다. 다만 2024년에는 성장세로 회복해 GDP 증가율을 2.7%로 제시했다.
이어서 이주원 무디스 이사가 ‘한국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및 자산리스크 확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이사는 “국내 증권사 외화 자산 비율의 미스매치(Mismatch, 자금의 만기 불일치)는 제한적이나, 난외계정(재무제표상 정식 계정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 상 외화 위험 노출(익스포저)이나 비유동성 해외자산으로 인한 리스크가 있다”라고 짚었다.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와 관련해서는 “자산 건전성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나, 중국, 미국, 유럽 지역 등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순상각률이 높은 편”이라며 “해외 대비 수익성은 안정적인 편”이라고 했다. 다만 국내 여전사 자본비율은 안정적 흐름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증권사(A1 19개사, A2+ 이하 6개사) 유동성 비율을 평가한 결과 3분기 말 기준 유동성 대응능력은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1 등급 증권사들은 IPO 청약금, 퇴직연금 증감으로 일부 유동성 비율에 변동이 있었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지난달 증권업종의 만기도래 규모가 이번 달보다 크나, 10·11월 차환 과정에서 만기구조 변동성이 확대됐다“라며 ”증권사 대부분이 고금리로 상당 부분 매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PF 단기 유동화증권 매입프로그램 등으로 외견상 발행액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유동화증권 인수 또는 우발부채 현실화로 인해 향후 자산건전성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