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보릿고개에...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4분기 실적 ‘빨간불’

입력 2022-12-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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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반도체 재고 D램 14주, 낸드 17주 예상
수요 감소로 4분기 D램, 낸드 가격도 ‘뚝’
4분기 영업익 삼성전자 -40%, SK하이닉스 적자 전환 전망
“반도체 보릿고개 내년 2분기까지 갈 듯”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반도체 보릿고개’가 최대 내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수요 감소로 반도체 재고가 나날이 쌓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메모리 공급사들의 완제품 재고는 D램 14주, 낸드플래시 17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2012년 D램 시장의 과점화 현상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재고다.

재고가 쌓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4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25.3% 하락할 것으로 봤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20∼25% 하락할 것이라면서,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익은 크게 뒷걸음질 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25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경우 -2532억 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수한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솔리다임이 속한 SK하이닉스 미국 법인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손실은 8717억 원에 달한다. 1분기 1574억 원, 2분기 1009억 원에서 손실 규모가 점차 확대됐다.

최도연ㆍ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가장 빠른 수요 감소 속도, 가장 높은 재고 부담으로 삼성전자 외 모든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고점(2022년 2분기) 이후 불과 두 개 분기 만에 적자 전환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연합뉴스)

문제는 내년에도 메모리 시장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주요 반도체 관련 시장조사 업체들은 최근 내년 반도체 시장의 역성장을 경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을 5960억 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전망치 6180억 달러 대비 3.6% 감소한 수치다. 또 다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내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올해 대비 4.1% 감소하며 역성장할 것으로 봤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보릿고개’가 적어도 내년 2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계약 가격은 고객사 보유 재고가 큰 영향을 미치는데, 메모리 업체의 직ㆍ간접적 감산 등으로 고객사가 보유한 메모리 재고 수준이 낮아지는 시점이 바로 내년 하반기 무렵이다.

채민욱ㆍ박상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상반기까지는 2022년 연말 공급사 재고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겠지만, 23년 3분기부터 공급사 재고가 줄어들어 4분기부터는 수급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쌓여있는 재고를 소진하고 제품을 새로 주문하는 시점을 기다리며 동향을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내부에서는 내년 하반기쯤 재고가 소진돼 업황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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