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0일 출범했다. 지난 10월 29일 참사가 발생한지 42일 만이다.
참사 희생자 158명 가운데 97명의 유족이 참여하는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 컨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밝혔다.
유가족협의회는 창립선언문에서 “많은 인파가 예상됐는데도 사고 발생 후 제대로 된 수습조차 하지 못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국가가 책임을 져야한다”며 “정부가 진실 규명을 위해 모든 행정적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책임자 강력 처벌 △ 유가족 소통 공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앞서 유족들은 지난달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주재한 첫 기자회견을 통해 △진정한 사과 △성역 없이 엄격하고 철저한 책임 규명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과 책임 규명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과 인도적 조치 등 적극적인 지원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적극적 조치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 등 대정부 6대 요구 사항을 제시한 바 있다.
유가족 협의회는 준비모임 단계인 7일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51)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의 구속영장 기각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달 1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두 경찰 간부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은 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과 도망할 우려에 대한 구속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충분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유가족 단체는 성명에서 “이임재와 송병주는 경찰 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로, 경찰 내 증거 인멸 정황이 공공연히 확인된 상황에서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참사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온전한 추모, 이를 위한 철저한 책임 규명이 목적”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말했다.
협의회 측은 참사 발생 49일째를 맞는 16일 저녁 6시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희생자를 기억하고 생존자를 위로하는 ‘시민 추모제’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