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기적과도 같은 16강 진출로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을 떠났다. 벤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직후인 2018년 8월 23일 부임해 4년 4개월간의 한국 생활을 마무리했다.
벤투 감독은 13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국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오후 9시 40분께 공항에 도착한 벤투 감독을 맞은 건 약 200여 명의 팬의 환호성이었다. 팬들은 포르투갈어로 '오블리가두'(감사합니다), '따봉'(최고다) 등을 외쳤고, 벤투 감독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팬들의 사진요청과 사인요청에 응하며 환하게 웃음 짓던 벤투 감독은 게이트에 들어서기 직전 한국 코치진들을 발견하곤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이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벤투 감독은 부임 기간 내내 '고집이 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관된 전술, 확고한 철학 보여줬지만, 선수 기용과 선발에 있어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신념을 꺾지 않은 벤투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계약 조건에서 이견을 보이며 끝내 재계약은 무산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벤투 감독이 부임 기간 총 57경기를 치르며 35승 13무 9패를 기록, 대표팀 감독 중 단일 재임 기간 최다승을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떠나기 전 대한축구협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우리 국민과 축구팬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성원해 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 자세와 태도에 특히나 감사드린다. 선수들은 내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할 기회를 줬다”고 했다.
이어 “좋은 순간은 물론 어려운 순간도 있던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순간에 대처하는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었고, 이는 우리를 팀으로써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벤투 감독은 또 “모든 지원 스태프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대표팀에서의 놀라운 경험을 하는 동안 모든 분이 보여준 존경과 애정, 지원에 대해 어떻게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마지막으로 벤투 감독은 “이제 한국 축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미래를 바라보며 떠나야 할 때”라며 “대한민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끝맺음했다.
한편,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며 향후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