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준비 안 된 ‘제로 코로나’ 완화에 경제 혼란 심화

입력 2022-12-14 14:34수정 2022-12-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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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완화 발표 일주일 만에 주요 도시 혼란
베이징·충칭 등 노동자 부족에 공장·식당 운영 차질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도 연기
IMF, 올해·내년 경제성장 전망치 하향 시사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13일 의료진이 발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제로 코로나’ 완화에 경제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방역 정책의 대폭적인 완화를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중국 주요 도시에선 감염자 수가 늘고 있고 점포나 공장은 인력 부족으로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베이징에선 배달기사의 감염이 늘면서 음식 배달과 택배 배송이 밀려 있고, 자동차 업계가 몰려 있는 충칭에선 확진된 노동자 급증에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이유로 광저우에선 전자부품 공장과 일선 음식점이 애를 먹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이날 상시적인 유전자 증폭(PCR) 전수 검사 폐지를 이유로 무증상 감염자 수치를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13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2249명으로 4만 명을 웃돌던 지난달 27일 고점에서 급감했다. 하지만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PCR 검사 수가 급감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며 “수치는 오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감염자 수가 급감했다는 당국의 발표와 달리 베이징시는 11일 하루 동안 시내 의료기관에서 발열로 진찰받은 환자가 2만2000명을 기록해 전주 대비 16배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시는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여전히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이징 내 코로나19 확산에 15일 예정됐던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도 연기됐다고 전했다. 해당 회의는 새해 중국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로, 시진핑 국가주석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컨설팅업체 테네오홀딩스의 가브리엘 윌도 전무는 “베이징이 엄청난 감염 확산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중 보건이 회의 연기의 주요인일 것”이라며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회의를 개최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방역 완화는 전국 곳곳에서 ‘백지시위’가 벌어지는 등 제로 코로나에 대한 반발이 극에 달하고 경제 타격이 막심한 탓에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너무 성급히 고삐를 풀면서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현 상황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 중국 경제성장이 추가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규제 완화는 향후 몇 달 동안 어려움을 일으킬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중국의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IMF는 10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4%에서 3.2%로 하향했고 내년 전망치는 4.4%로 제시했다.

현재로선 노인 등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계층에 백신 접종과 격리 등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 중국에서 백신을 2회 접종한 60세 이상 시민은 약 86%지만, 80세 이상은 66%에 그친다.

중국 코로나19 퇴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 공정원 원사는 “중국에서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는 확산이 매우 빠르다”며 “다시 강력한 조치를 해도 감염의 사슬을 완전히 끊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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