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내년에 점차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해 시장의 예상대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며 “이에 미국 정책금리 레인지는 3.75~4.00%에서 4.25~4.50%까지 올랐다”고 했다.
이어 “이는 14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라며 “내년 최종금리는 중앙값 기준 5.1%로 상향 조정됐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FOMC 성명서는 9월 성명서 내용과 동일하게 발표됐다”며 “함께 발표된 경제전망(SEP) 내용과 기자회견은 예상대로 대체로 매파적이었으며, 기존 연준의 스탠스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SEP(내년 기준)에서 연준은 물가와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실업률은 상향(0.3%p), GDP는 하향조정(-0.8%p)했다”며 “결국 당초(9월) 예상보다 물가가 높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고 이에 따라 경제가 둔화되면서 실업률 역시 올라올 것이라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물가에 대해서는 11월 말 브루킹스 연설에서 발표한 내용과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언급했다”며 “물가를 세 가지로 분류하면 상품, 주거비, 그리고 주거비를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상품물가는 공급망 이슈 등이 완화되면서 낮아지고 있고 주거비도 신규 임대료가 낮아지고 있음을 감안해 내년에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했다”고 했다.
또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타이트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아직 진전이 부족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관점에서 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 지속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봤다.
최 연구원은 “이러한 물가에 대한 연준의 전망은 우리의 전망과 대체로 유사하다”면서도 “아직은 불충분하지만, 미국 노동시장에도 약한 균열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균열은 연준의 긴축 정도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가까워질수록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균열이 임금을 빠르게 떨어뜨리지는 못하더라도 임금 상승률의 점진적인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상품과 주거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과 점차 높아질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올해 매파적 일변도였던 연준의 색채가 내년에는 점차 약화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