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이훈기, 50대 사장 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5일 발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VCM(Value Creation Meeting) 및 내부 회의에서 ‘새로운 롯데’를 강조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 이번 인사를 이러한 방향과 연계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미래경쟁력 창출’을 중점으로 진행했다. 내부 전문가의 재배치 외에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세우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선 롯데 CEO의 전체 연령이 젊어졌다.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첫 대표이사로 롯데지주 신성장2팀 이원직 상무가 전격 선임되면서 롯데의 40대 CEO시대가 열린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이훈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50대 사장 반열에 올랐다. 이훈기 실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과 롯데헬스케어를 이끌고 있다.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에 중요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롯데헬스케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올해 잇따라 출범시키고, 다양한 미래 먹거리 발굴 위한 M&A를 성공적으로 추진시켰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의 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 평균(58세) 대비 1세가량 젊어졌다. 사장 직급은 3세가량 젊어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의 비중은 46%이며, 특히 1978년생 이후 40대 초반(45세 이하) 신임 임원의 승진은 롯데칠성 채혜영 상무보, 롯데하이마트 이용우 상무보, 롯데글로벌로지스 황호진 상무보, 롯데상사 박강민 상무보 등 총 4명이다.
반면 롯데를 이끌었던 고위임원 3명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일선에서 용퇴한다.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부회장, 롯데렌탈 대표이사 김현수 사장, 롯데건설 대표이사 하석주 사장은 약 35년 이상 몸담았던 롯데를 떠난다.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롯데그룹 전체의 인재개발, 경영개선 등 혁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으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 중심으로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최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는 지난해 8월 롯데렌탈을 성공적으로 증시에 상장시키고,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했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국내외 다양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엘(LE-EL)을 출시하는 등 수주 경쟁력 강화 및 브랜드 위상 격상에 노력했다.
작년 헤드쿼터(HQ) 체제 도입과 병행해 추진한 외부인사 영입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를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의 대표이사로 각각 내정했다. 특히 롯데그룹 모기업인 롯데제과의 대표이사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해 강력한 혁신 의지를 반영했다.
신임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창엽 부사장은, 한국과 북미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근무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허쉬(Hershey) 한국 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하며 소비재 분야에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룹은 이창엽 대표이사가 우수한 글로벌 마인드와 마케팅, 전략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해외 사업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멤버스의 첫 외부 여성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혜주 전무는 금융, 제조, 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데이터 분석 경험을 보유한 빅데이터 전문가이다. 삼성전자, KT를 거쳐 현재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를 맡고 있다. 김혜주 대표이사는 데이터 전문성을 바탕으로, 롯데가 보유한 4000만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시각의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롯데그룹 유통군 미래경쟁력 핵심인 롯데멤버스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롯데렌탈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전략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추진 중이다. 롯데는 내년에도 외부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시장 트렌드 선도를 위한 여성 임원도 지속해서 확대해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는 다양성 헌장 공표를 시작으로 약 10여 년간 여성 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했다. 그 결과 여성 임원이 올해 47명(구성비 7.1%)이 됐다. 지난해 대비 12명이 증가한 수치이다. 새로 승진이 된 임원으로 롯데제과 정미혜 상무보, 롯데칠성 채혜영 상무보, 롯데백화점 한지연 상무보, 롯데홈쇼핑 김지연 상무보, 롯데건설 이정민 상무보, 롯데에이엠씨 윤영주 상무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