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보고’ 비판 받아와...소통과 공감 시간 늘려 돌파 의지
2~3개 부처 모여 공통 현안 토론 시간 마련
일각에서는 신년 개각 얘기도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2년 차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국정과제 이행에 드라이브를 건다. 이번에는 장관을 비롯해 실무자, 나아가 민간 전문가와 정책 수요자까지 참여해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진행된다. 독대 보고의 오명을 벗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1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각 정부 부처의 내년도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지난 7월 첫 업무보고는 신임 장관이 향후 소관 국정과제와 부처 업무를 어떻게 이끌지를 중심으로 독대 보고하는 형식이었다”며 “이번에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업무계획을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께 직접 보고하는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5일 2시간 30여 분 진행된 국정과제점검회의가 국정과제의 큰 그림을 국민 앞에 선보이는 시간이었다면 신년 업무보고는 그 디테일을 국민 앞에 하나씩 소개하는 윤석열 정부의 연작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제껏 각 부처 장관으로부터 ‘독대’ 보고를 받아왔다. 청와대 출신 야권 관계자는 “업무보고를 장관이랑 둘이서 하는 게 말이 되냐”며 “그건 그냥 대통령 지시대로 하라는 것밖에 안 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간 업무보고 과정을 보면, 여성가족부와 통일부의 업무보고가 예고 없이 당일에 미뤄지는가 하면, 교육부는 취학 연령을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사회적 비판이 제기되자 철회하겠다고 밝히며 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업무보고 형식을 전면 개혁해 소통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부대변인은 “장·차관과 기관장, 실·국장, 실무급 과장까지 참석해 우리 정부의 내년도 정책 방향과 개혁 과제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민간 전문가와 정책 수요자, 일반 국민 등도 참석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부처 공통 현안을 토론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이 부대변인은 “부처별 1대1 보고가 아니라 2∼3개 부처를 묶어서 각 부처 업무보고와 함께 관련 부처의 공통 현안을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무보고 대상은 18개 부처와 4개 처(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법제처·식품의약품안전처), 4개 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다. 국세청 등 청 단위 기관도 일부 참여한다.
대통령실은 우선 미래 먹거리 중요성을 고려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업무보고부터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이 여전히 기관장을 맡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업무보고는 서면으로 대체한다. 윤 정부의 국정과제에 동의하지 않는 전임 정부 임명 기관장의 의사는 국정과제 이행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내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업무보고 내용에 따라 소폭의 신년 개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경찰 수사 결과 발표를 전후로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