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시장 성장 정체·치열한 경쟁에 해외로 눈 돌리는 것”
최근 수년 사이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장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직구 이용에 가장 문제가 되는 언어적 장벽을 낮추는가 하면 여러 주가 걸리던 배송 기간을 일주일 이내로 단축하기도 한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처럼 국내에 고객센터까지 열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사업자도 등장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수도권 지역에 고객센터를 개설하고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내년 초까지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정식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들어 국내 직구 시장 공략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더 큰 할인 폭을 제공하고, 물론 배송 시간을 단축해 평일 기준 3일 배송을 실현했다.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무료 반품도 시행 중이다. 서비스 이용 시나 환불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내 고객센터에 전화해 한국인 직원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한 성과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광군제’ 기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은 쇼핑 앱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모바일 데이터·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11월 11일 집계된 다운로드 순위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5계단 상승한 1위로 나타났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를 필두로 한 해외 플랫폼의 공세에도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국내 이커머스 전체 규모와 비교할 때 성장세에 있다고는 하나 직구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흡한 데다 직구 사업을 강화하는 등의 대비가 이미 돼 있다는 평가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직구 구매액은 2018년 3조 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서 지난해 5조 원대로 성장했다. 이 기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규모는 2018년 10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매년 2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 작년에는 187조 원까지 성장했다. 4년 새 직구 구매액의 성장세가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을 좀 더 웃돌지만, 그럼에도 거래액 대비 직구 구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대 후반에 그친다.
게다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직구 서비스 강화를 놓치지 않고 있다. 쿠팡은 2017년 미국 상품을 대상으로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중국과 홍콩 지역 상품도 작년과 올해 추가했다. 직매입이 기반이라 평균 3~5일 만에 직구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으며 와우 멤버십 가입자라면 배송비도 무료다.
11번가 역시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과 협업해 직구 서비스를 강화했으며 G마켓은 기존에 운영하던 해외직구 플랫폼 ‘G9’의 서비스를 이달 27일 종료하고 자체 채널 해외직구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직구 시장 규모가 아직 크지 않고 국내 업체들도 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해외 사업자의 공세가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사업자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개념으로 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듯이 해외 사업자 역시 자국 시장만으로는 더는 성장하기 만만치 않다는 판단하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