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양육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19일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딸 양육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재혼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2년 전, 처음 만난 아내에게 반한 남편은 적극적으로 구애, 교제 끝에 살림을 합치게 됐다. 그러나 그때부터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내의 전혼 자녀인 7살 딸아이가 양육관 차이로 심각한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부부는 아이와 놀아주는 방식에서부터 대립했다. 남편은 아이가 예쁘다며 꼭 끌어안는 장난을 쳤고, 아이는 싫다며 놓아달라고 외쳤다. 아내가 아이를 괴롭히지 말라고 말려도 봤지만, 남편은 아이를 사랑해서 하는 애정 표현이라며 아내의 의견을 무시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아이가 즐거워야지 내가 즐거우면 안 된다”며 “주체가 아이가 되어야 한다. 아이가 ‘그만 하세요’ 할 때는 좋은 의도라도 그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실로 아이가 그린 가족 그림에는 새아빠가 쏙 빠져 있었고, 아이도 자신을 “괴롭혀서” 그를 그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자신의 애정 표현을 괴롭힘으로 느끼는 아이에게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와 함께 간 옷 가게에서도 서운함은 터져 나왔다. 직원이 “아빠가 입은 옷이랑 잘 어울리나 보자”고 하자, 아이는 곧바로 “아빠 아니거든요”라고 소리쳤다. 이 장면을 스튜디오에서 다시 본 남편은 눈시울을 붉혔다.
다음 날, 남편이 혼자 향한 곳은 바로 경찰청. 아내가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했기 때문이었다. 아이가 놀다가 남편의 안경을 밟았는데 화가 난 남편이 아이에게 욕을 하며 안경을 던졌다는 것. 아내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는 남편의 폭력적인 행동을 확실히 예방하기 위해 처벌보다 아동학대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오은영 박사도 부부간 대화로 풀리지 않는 아이 문제를 공권력의 힘을 빌려서라도 해결하고 싶었던 절실함을 이해한다며 아내를 다독였다.
부부는 아이 문제 외에도 갈등을 빚었다. 집에서 집들이를 하던 중,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자동 녹음된 전화 통화에서 아내가 코를 훌쩍이자 남편은 대뜸 ‘울었냐’며 아내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아내가 ‘운 게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남편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남편은 아내가 걱정돼서 그런 거라고 해명했지만, 아내는 이를 집착과 통제로 느꼈다. 남편의 행동에 패널들도 모두 의아해하는 상황. 오 박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내가 울었다는 사실의 진위가 아니라 아내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박사는 “남편의 외로움이 느껴진다”며 남편의 성장 과정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남편은 어린 시절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린 어머니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오 박사는 깊은 상처 때문에 타인에 대한 불신이 생겼고, 사소한 것도 끊임없이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 남편을 위해 오 박사는 ‘나는 나, 너는 너’라는 힐링 리포트를 제안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다른 사람임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 그는 남편에게 먼저 의심과 추측을 중단할 것을 강조하면서 특별 제작한 의심 오답 노트를 건넸다. 오 박사는 불안과 의심이 고개를 들 때마다 그 생각을 오답 노트에 기록하면 좀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결혼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