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여간 국고채 3년물 금리 상승의 60% 정도는 추세물가상승 때문
이창용 총재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 필요”
소비자물가가 고점을 지났지만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1~3월) 중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과 시장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은행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후 당분간 5% 내외의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하방압력이 커지는 것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다만,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과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 둔화 속도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압력이 상당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창용<사진> 한은 총재도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11월 (한은) 전망과 비교해보면 유가는 많이 떨어지고 있지만, 전기요금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백인석 자시연 선임연구위원도 “누적된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겠으나, 저물가 기조로의 복귀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탈세계화, 노동인구 감소, 기후변화 대응 가속화 등과 같은 구조적 요인의 영향으로 저물가 기조로 회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 연준(Fed)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보폭을 줄였지만, 내년 정책금리 전망의 점도표를 기존 4.5%에서 5.1%로 상향 조정한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종 금리수준과 유지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최근 미 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정책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 연구위원은 “과거와 같은 저금리 기조로의 회귀 여부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국내 경제주체가 저금리 기조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금리 유지 가능성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의 어려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