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3년 만에 엔데믹(풍토병화) 분위기의 연말을 맞이하면서 모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숙취해소제 시장도 이런 분위기를 타고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갔다.
숙취해소제는 제약사들이 본업의 노하우를 무기로 꾸준히 진입하는 분야다. ‘컨디션’ 브랜드를 앞세운 HK이노엔이 시장을 꽉 잡은 가운데 다른 회사들이 얼마나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에서는 HK이노엔의 컨디션이 드링크·비드링크를 합쳐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컨디션은 올해 3분기까지 42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매출(384억 원)을 이미 뛰어넘었으며,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500억 원대 매출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은 드링크와 환 제형에 이어 올해 3월 젤리 타입의 컨디션 스틱을 신규 출시했다. 소비자층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세대까지 넓히기 위한 전략이다. 휴대가 간편한 스틱 포 형태에 물 없이도 섭취가 가능한 젤리 타입을 채택하고, 기존 컨디션의 맛과 전혀 다른 그린애플 맛을 추가했다.
회사 내부 자료에 따르면, 컨디션은 매출 기준 드링크와 환·스틱이 약 7대 3의 비율로 팔리고 있다. 전체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은 42~45% 선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3월에 출시한 컨디션 스틱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면서 “오프라인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이어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온라인 채널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컨디션 외에도 동아제약의 ‘모닝케어’가 숙취해소제 드링크 시장에서 한 축을 맡고 있다. 한독도 ‘레디큐’ 브랜드로 드링크와 젤리를 판매 중이다.
삼진제약은 컨슈머헬스케어 브랜드 ‘위시헬씨’를 통해 노니트리를 주성분으로 하는 ‘파티히어로’를 이달 출시하며 숙취해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파티히어로는 컨디션 스틱과 같은 젤리타입 스틱포 형태로, 네온사인 형태의 로고 디자인을 패키지에 적용해 눈길을 끈다.
노니트리는 실험을 통해 혈중 알코올 농도와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를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간 염증 지표를 개선하고 장 내 유익균 증가·유해균 억제란 기능성 효과가 확인됐다. 숙취해소와 함께 간을 보호하고, 음주 후 찾아오는 장 트러블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위시헬씨 공식몰과 네이버 스토어 등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를 시작해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까지 유통망 확대 검토를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