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을 두고 미국의 일부 원주민들이 보이콧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원주민 비평가들이 영화 ‘아바타2’를 비판하고 나섰다. 식민주의를 백인 관점에서 미화하고 인종차별적 묘사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바호족 출신 LA의 단체 활동가 유에 버게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바타2’가 ‘백인 구원자 콤플렉스’와 ‘문화 전유’를 만족시키는 영화라면서 해당 문제를 지적했다.
미국 원주민 출신 변호사 브렛 채프먼 역시 영화에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주인공 ‘제이크’를 언급하며 “‘아바타’ 이야기의 핵심은 백인 구세주 이야기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영화”라고 비난했다.
극 중 제이크는 미국의 해병대 출신이지만 부상으로 다리를 못 쓰게 되자 나비족을 본뜬 아바타를 조종하게 되고 결국엔 나비족의 일원이 되어 족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온 체니 풀도 “영화는 식민주의의 낭만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시일 뿐이다”라며 “마오리족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원주민 문화를 낭만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그들의 고통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탈식민성을 연구하는 라일라 핏리야 클레어몬트 신학교 조교수는 ‘제이크’가 ‘아바타1’에서 나비족이 되는 것을 언급하며 “극 중 외지인(인류)들이 원시 문화를 배우며 쉽게 토착화되는 식민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화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아바타’ 시리즈가 아메리카 식민지 초기 북미와 남미의 역사를 재구성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영화 속 지구인은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유럽인이며 나비족을 원주민에 빗댔다고도 말했다.
또한 13년 만에 개봉한 ‘아바타2’ 제작 당시 속편에 새롭게 등장하는 바다 나비족에 대해 뉴질랜드 폴리네시아 지역 원주민인 마오리족으로부터 영감을 받았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아바타2’는 2009년 개봉한 ‘아바타1’의 속편으로 가족을 이루게 된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자신들을 둘러싼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난 14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