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과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주택 인기가 심상찮다. 일 년 전만 하더라도 공공주택은 입주자를 구하지 못하고 연일 미달 행진을 이어갔는데 기준 금리가 치솟고 매매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주택 실수요자들이 공공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공공주택 경쟁률이 부쩍 올랐다.
2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21일 발표한 ‘파주운정3 A47블록’ 행복주택 청약에는 총 881가구 모집에 2336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2.65대 1 수준이다. 일부 유형에선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넘겼다. 전용면적 36㎡형 대학생(청년) 유형은 40가구 모집에 1340명이 접수했다. 경쟁률은 33.5대 1에 달했다. 또 전용 44㎡형 신혼부부 유형도 181명 모집에 212명이 신청해 경쟁률 1.17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반년 전 같은 지역에서 신청받은 행복주택 경쟁률과 비교해도 훨씬 높다. 지난 4월 ‘파주운정 A34블록’에 분양한 행복주택 접수 결과, 976가구 모집에 151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5대 1로 집계됐다. 청년층이 주로 지원한 전용 24㎡형은 502가구 모집에 509명이 접수해 경쟁률 1.01대 1로 저조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과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이 지원하는 임대주택이다. 전용 60㎡형 이하 소형평형을 주로 공급하며 보증금과 임대료는 시세의 60~80%로 책정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신혼희망타운도 연말 들어 몸값이 오르고 있다. 임대형은 물론, 분양형까지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 이 상승세다. LH가 지난 19일 발표한 ‘평택고덕 A57-2블록 신혼희망타운(임대형)’ 청약 결과 경쟁률 1.06대 1 기록했다. 전용 55AH㎡형에는 64가구 모집에 118명 몰려 경쟁률 1.84대 1을 기록했다. 또 15일 발표한 ‘고양장항 A4블록 신혼희망타운(임대형)’ 역시 일반공급 기준 274가구 모집에 1053명이 몰려 경쟁률 3.84대 1로 마감했다.
이달 초 분양한 ‘성남복정 A2‧A3 신혼희망타운(분양형)’은 최고 경쟁률 7대 1을 넘겼다. A3블록 전용 55㎡형은 67가구 모집에 470명이 접수했고, A2블록에도 전용 55㎡형 89가구 모집에 581명이 몰려 경쟁률 6.53대 1로 마감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수도권 행복주택과 신혼희망타운 인기는 시들했다. 지난해 접수한 ‘파주법원 행복주택’은 250가구 모집에 163가구가 미달됐고, 인천 남동구에 짓는 ‘인천논현4지구 1블록 창업지원주택’은 238가구 모집에 95명만 신청해 이곳 역시 미달됐다.
신혼희망타운은 지난해 12월 수도권 3차 사전청약 공공분양 당시 인기지역인 과천주암에서도 미달될 정도로 외면받았다. 당시 과천주암 신혼희망타운(분양형)은 C1·C2블록 총 1421가구 모집에 730명만 신청했다. 시흥 하중에 짓는 신혼희망타운(분양형) 역시 751가구 모집에 567명만 접수했다.
그동안 신혼희망타운은 소형평형으로 공급됐고, 분양형의 경우 분양가 3억700만 원을 초과하면 반드시 수익공유형 모기지에 가입해 시세차익을 나눠야 하는 제약 때문에 수요가 적었다. 여기에 전매제한과 거주의무기간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행복주택과 신혼희망타운은 공공주택으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와 임대료로 공급된다. 이에 최근 고금리와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실수요자의 선택이 늘었다. 특히 신혼희망타운을 분양받으면 연 1.3% 고정금리에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수익 공유라는 단점에도 수요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행복주택과 신혼희망타운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행복주택 수요는 꾸준했는데 최근 대외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수요자가 더 늘었다”며 “기존 주택 공급 계획대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겠지만, 공공주택 수요가 늘어난 상황을 반영해 연초에 정부와 합의해 공급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