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내부총질? 교과서적 형용모순”
“선출된 왕이 말실수했다 하면 상대방 탓으로 돌려”
“김장연대? 새우 두 마리 모인다고 절대 고래 되지 않아”
“민주당 곧 김부겸 대표될 것...보수는 어려운 경쟁 하게 된다”
“유승민, 당대표 출마할 것...지원에 대해선 고민해본 적 없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당원들은 당을 위해 가장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 바라보고 투표한다”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작심 발언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특별 강연에서 ‘당원 100% 투표’ 전당대회 룰 개정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기득권이 만들어 놓은 쇼하는 정치로 성과를 냈지만, 구호에 매몰될 수 없는 상황에 왔다”며 “이제 유권자들은 구체적으로 파고든다”고 했다. 이에 “더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며 “언뜻 보면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그동안 논쟁을 피해왔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대표가 내부총질 = 교과서적 형용모순’이라는 문구를 보여주며 “대표가 하는 말이 정론이고, 나머지 분들이 하는 말은 보충의견”이라며 “대표가 내부총질을 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하다. 이러한 형용모순이 통용되는 게 보수”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경선 룰 변경을 예로 들며 “국민의힘에는 누가 무엇을 하려고 하면 휘젓는다”며 “그때그때 선출된 왕이 (당을) 흔든다. 이게 보수의 위험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오류주의’를 언급하며 “선출된 왕은 오류가 있으면 안 된다는 믿음이 있다”며 “왕은 절대 말실수를 하면 안 되고, 말실수를 했다고 하면 상대방이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논란이 됐던 발언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의 현 정권에 대한 쓴소리는 강연 후에도 계속됐다.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가 넘었는데,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냐”고 취재진이 묻자 “제가 지방선거를 이끌 때까지는 40%대 후반을 넘는 게 너무 당연한 것이었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마 많은 분들이 복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당 대표를 할 때는 민주당에 지지율이 뒤지는 일이 전혀 없었는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라고 되물었다.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김장연대 등 당권주자 눈치싸움에 대해서는 “새우 두 마리가 모이면 새우 두 마리고요. 절대 고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향후 전당대회에 대해선 “제가 당대표를 하면서 당원 수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그것이 실제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면서도 “당원들은 훈련된 유권자”라는 뼈있는 답변을 했다.
전망도 내놨다. 그는 강연 도중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잘못되면 김부겸 전 총리가 대표가 될 것”이라며 “보수는 어려운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보수가 4번 선거에서 지고 3번 선거에서 이겼던 비결 중의 하나는 어젠다를 주도하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검찰이 어젠다를 주도하는 세상”이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출마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지원할 생각이 있냐’는 물음엔 “전혀 고민해본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인에 대해선 “대한민국과 다음 선거를 지배할 아젠다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능동적으로 계속 하고 있다”며 “책 내용을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데, 정당혁신, 정치혁신, 정책혁신, 마지막으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 네 가지로 구성돼 있다. 책이 제 생각을 잘 정리해서 드러내는 것인 만큼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