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세밑 여야의 주요 뇌관이 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쌀 생산량이 3%를 초과하거나 쌀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생산량 일부를 의무적으로 사게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쌀값 안정화'를 목표로 더불어민주당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에서는 부작용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법'을 활용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바로 본회의에 상정, 단독으로라도 통과시키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가 아무 이유 없이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끝내지 않으면 소관위원장은 간사들과 협의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이의가 있으면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된다.
농해수위원장은 소병훈 민주당 의원이지만, 국민의힘이 직부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 결국은 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재적 위원 19명 중 민주당이 11명이다. 민주당 표만으로 5분의 3을 넘길 순 없지만, '무소속 1명' 자리인 민주당 출신 윤미향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면 단독 통과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최근 "법사위에서 통과가 난망한 상태라 다시 농해수위로 돌아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 직회부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쌀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는 최근 보고서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2030년에는 63만 톤(t) 이상의 쌀이 남아돌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쌀 격리비용도 1조 원이 넘게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더라도 대통령 거부권이라는 걸림돌이 남아있다. 앞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농해수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된 뒤 윤 대통령은 "야당이 비용 추계서도 없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농민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