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 낮은 지지율 때문
국민의힘 지지층서 최소 15% 지지율 더 끌어올려야
“윤심 확실해질 때 지지율 요동칠 것” vs “당원 80만, 결과 알 수 없어”
이준석 “새우 두 마리 모인다고 고래가 되지 않아”
최근 국민의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김장연대’다. 김장연대는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원조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연대를 말한다. 아직 공식 연대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의 회동이 잦아지면서 ‘윤심’을 업은 김 의원의 차기 당대표 가능성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의견이 무성하다.
김 의원의 낮은 인지도 때문이다. 21일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은 5.6%의 지지를 받았다.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이 36.9%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나경원(14%)·안철수(11.7%)·주호영(5.7%)·황교안(4.1%)·권성동(2.5%)·윤상현(1.2%)·조경태(1.0%) 순으로 뒤를 이었다.(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친윤 주자 약세에 국민의힘은 20년 만에 경선 룰을 바꿨다. 2003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당원 100%’로 시작해 2004년 3월 “국민 속으로 뛰어들자”며 당원 50%, 일반여론 50%로 경선 룰을 바꿨다. 이후 2004년 7월 당원 70%, 일반여론 30%로 조정한 뒤 18년을 유지하다가 2022년 ‘당원 100%’로 개정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20년 전으로 퇴행했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내놨다.
문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혀서 봐도 김 의원의 지지율은 10.3%다. 나경원 전 의원이 26.5%로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안철수(15.3%)·유승민(13.6%)·주호영(9.4%)·황교안(5.3%)·권성동(4.3%)·조경태(1.7%)·윤상현(1.1%) 순이었다.
김 의원이 당선되려면, 지지층에서 최소 15% 정도 지지율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김장연대를 바라보는 여권 안팎에서 “된다”, “안 된다”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다. 전당대회가 2개월 남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지지율 급상승이 가능한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금 김기현 의원이 지지율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당내 의원들이 가만히 있기 때문”이라며 “아직 윤심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서 김 의원을 선뜻 밀어주기는 힘들다. 다만, 윤심이 김 의원에게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지는 순간 지지율은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 의견도 있다. 한 여권 의원은 “김 의원이 당내 의원들에게서는 두루두루 인기가 좋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80만 당원들을 이끌고 하는 선거”라며 “예전에 지방선거나 전당대회를 할 때 갑자기 가입했던 사람들이 재가입하고 당원 수가 더 늘어나면 오히려 여론조사보다 더 알 수 없는 게 당원 투표 아닌가. 친윤주자가 된다는 보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주변 쓴소리도 상당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고려대 강연 후 ‘김장연대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새우 두 마리가 모여도 새우다. 절대 고래가 되지 않는다”고 저격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23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김장연대라는 것은 소위 텃밭에 있는 분들의 연대 아니냐”며 “소위 텃밭, 공천이 당선인 곳에서 정치하는 것하고, 수도권에서, 공천받고도 떨어지는 지역서 하는 것하고 민심 중요성을 보는 인식 자체가 다르다. 당원들의 평가를 들어보시면 김장연대가 그렇게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