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분양이 계획된 민영아파트가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확정되지 않은 가구를 포함하더라도 최근 2년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적은 물량이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내년 민영아파트(민간분양, 민간임대) 분양계획 조사 결과 전국 303개 사업장에서 총 25만8003가구가 분양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획 물량 기준으로 2014년(20만5327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올해(41만6142가구)와 비교하면 38%나 감소했다.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시장은 계획물량(41만6142가구)의 73%인 30만4142가구(예정물량 포함)만 실적으로 이어졌고 일부는 내년으로 이월됐다.
수도권에서는 계획물량(20만2016가구)의 68%인 13만8826가구가 공급된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모두 계획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였다. 서울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은 2만7048가구로, 연초 계획물량(4만8589가구) 대비 55% 수준에 그쳤다. 지방은 계획물량(21만4126가구)보다 4만8810가구 적은 16만5316가구로 조사됐다. 부산, 광주, 대구 등 광역시에서 실적이 저조했지만 전남, 강원, 전북 등은 계획보다 많은 물량을 쏟아냈다.
올해 초 분양 조사한 계획물량(41만6142가구) 중 31%에 해당하는 13만1756가구가 내년으로 이월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은 6만1106가구(46%), 지방은 7만650가구(54%)다.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재건축’ 2678가구 △경기 광명시 ‘광명5R구역’ 2878가구 △성남시 ‘성남중1구역’ 1972가구 등이 내년에 공급될 전망이다. 다만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내년에는 3월(3만4392가구)과 2월(2만5620가구)에 전체물량의 약 28%가 계획돼 있다. 9월은 보통 가을 성수기로 꼽히지만 추석이 끼어 있어 예정물량이 7257가구로 많지 않다. 분기별로는 △1분기 8만2001가구 △2분기 5만5577가구 △3분기 3만9270가구 △4분기 3만6747가구 △시점 미정 4만440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내년 권역별 분양 예정물량은 수도권 11만6682가구(45.2%), 지방 14만1321가구(54.8%)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7만521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2만7781가구 △인천 1만8380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2만7661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예정 물량이 조사됐다. 이어 △대구 1만5435가구 △경남 1만4656가구 △충남 1만4442가구 △광주 1만2937가구 △충북 1만2771가구 △대전 1만686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내년 분양계획 물량은 유형별로 자체사업(도급 포함)을 통한 분양물량이 총 10만9532가구(42%)고,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비율은 전체 분양예정 물량의 약 48%(12만5065가구)를 차지한다.
서울에서는 주목할 만한 정비사업 물량이 많다. 2022년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 3069가구, ‘휘경자이디센시아(휘경3구역)’ 1806가구 등 분양가 산정 난항 및 조합 내분 등으로 당초 예정보다 연기된 물량을 포함해 은평구 ‘대조1구역’ 2083가구 등 유망 사업장에서 공급될 전망이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내년 계획 물량은 7만5106가구로 올해 계획(11만337가구) 대비 68% 수준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별로 현대건설이 2만1126가구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GS건설 2만1000가구 △포스코건설 1만3453가구 △삼성물산 9971가구 △DL이앤씨 9556가구 순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에 나서면서 입지 열위 및 공급과잉 지역은 미분양 적체 우려도 커질 전망"이라며 "2023년 분양시장은 분양가, 규모, 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