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된 단지들에는 여전히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매수세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향후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 센트럴파크 에일린의 뜰’이 이달 19일부터 계약을 진행한 결과 1107가구 모두 주인을 찾으면서 조기 완판됐다.
앞서 이 단지는 지난달 견본주택 개관 당시 2만여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는 청약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달 1순위 청약 접수결과 전체 61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322명이 청약통장을 던지면서 평균 32.9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형에서 147가구 모집에 8446명이 몰리면서 57.46대 1에 달했다. 이외에도 △59㎡ 15.48대 1 △75㎡A 26.40대 1 △75㎡B 34.83대 1 △75㎡C 14.29대 1 △101㎡ 27.56대 1 등 다른 타입들 역시 두 자릿수 이상의 준수한 경쟁률로 마감했다.
주변 단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됐고, 중도금 무이자 등의 혜택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전용 59㎡형의 경우 분양가가 4억11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인근에 있는 ‘포레나 대원’ 아파트는 같은 평형 최고 호가가 5억 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최대 1억 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또 단지가 있는 성산구는 창원 내 입지가 좋은 노른자 땅일 뿐만 아니라 9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분양권 전매도 바로 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단지 분양가가 인근 급매보다 싼 수준이고, 주변에 산업단지 등 풍부한 배후수요도 있어 청약자가 쏠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미분양 증가 등 분양시장 한파가 거세지고 있지만, 좋은 입지에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된 단지들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대전 유성구 ‘갑천2 트리풀시티 엘리프’는 지난달 1순위 청약 접수결과 전체 4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전체 4만7055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99.27대 1에 달했다. 전용 84㎡A형의 경우 32가구 모집에 8105건이 접수되면서 253.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곳 역시 분양가가 인근 지역 신축 분양가 대비 낮게 책정된 것이 영향을 줬다. 이 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평균 1374만 원으로, 비슷한 시기 분양한 ‘둔산 더샵 엘리프’(1838만 원)나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1893만 원)와 비교하면 크게 저렴한 수준이다.
서울에서는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청약 성적표가 저조한 가운데,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최근 흥행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결과 전체 106가구 모집에 5723명이 접수하면서 평균 53.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전용 59㎡형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7억7500만 원으로 책정됐는데, 올림픽파크 포레온 같은 평형(10억 원대)과 비교하면 3억 원가량 낮은 셈이다.
최태순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 분양시장은 분양가, 규모, 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