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집 옷장에 숨겼던 30대 남성 이 모 씨(32)가 동거녀였던 집주인도 살해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기장소 주변 이틀째 수색에 들어갔다.
27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음주운전 접촉사고 합의금을 주겠다며 택시기사 A(60) 씨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이 씨가 전 여자친구이자 동거녀 B(50) 씨도 숨지게 했다고 자백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8월에 B 씨와 다투다가 둔기로 살해한 뒤 차량 루프백에 시신을 담아 옮긴 뒤 공릉천변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 씨의 진술을 토대로 B 씨의 시신 수색에 들어간 경찰은 헬기와 수중 다이버 등의 지원을 받아 수색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범행 이후 5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시신을 찾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 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씨는) 말다툼을 해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하는데 주먹질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시신이 발견될 때 둔기가 있었다. 이게 핵심”이라며 우발적 살해 개연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통 둔기부터 없애버리는데 시신 옆에다 그냥 뒀다. 그렇다면 8월 사건 이후에도 둔기를 사용한 적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 씨가) 또 다른 사건에 대한 어떤 은폐 시도해 진술하는 것 일 수 있다”며 B 씨의 시신 유기 장소가 공릉천변이 아닐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그 집·차량 안에 있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찾으셔야 한다. 온라인상 이 씨와 서로 만남이 추정되는 사람들을 모두 찾아내야 한다”며 “이 씨의 삶의 방식은 남의 신분을 도용해 남의 재산으로 삶을 영위했다. 상당히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있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