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계 이준석 “출마할 것이라고 본다”
유승민, 국민의힘 지지층서 서서히 지지율 올라
‘중꺾마’ 태그 올리며 사실상 불출마론 불식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친윤계’ 조수진 의원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애초부터 (유승민 전 의원이) 불출마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선거라는 것은 당선될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저격했다. 한술 더 떠 조 의원은 “이재명 대표보다도 훨씬 더 이상한 식으로 대통령을 공격한다. 차라리 깨끗하게 (당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다”며 유 전 의원의 탈당을 요구했다. 한 친윤계 관계자도 “유승민 전 의원이 안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며 “당원 100% 투표로 바뀌었기 때문에 안 나올 명분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비윤계 목소리는 다르다. 이준석 전 대표는 22일 고려대학교 강연 후 기자들을 만나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출마하면 지원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전혀 고민해본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당사자인 유 전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출마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지금 정해진 건 전혀 없다”며 “제가 출마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하는 건 윤핵관들의 희망사항 같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의 출마를 두고 갑론을박이 뜨거운 이유는 전당대회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4년에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전당대회 친박계 서청원 후보가 지고, 비박계 김무성 후보가 당선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율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5일 발표한 12월 3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유 전 의원은 3위(10%)를 기록했다. 21일 발표된 여론조사 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 결과를 보면,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3.6%의 지지를 받았다. 일주일 만에 3% 소폭 상승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친윤계 당권주자들의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주자로는 권성동·김기현·나경원 등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인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로 ‘김장연대’를 형성하고 있는 분위기다. ‘원조 윤핵관’인 권 의원도 대통령 측근이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 두 의원의 지지율이 10% 아래에 머물면서 일각에서는 나 전 부위원장의 등판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금은 윤심이 김기현 의원에게 있을지 모르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결국 대통령실도 나경원 부위원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 않겠나”고 말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차기 전당대회 경선룰을 ‘당원 투표 100%’로 의결하던 지난 19일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하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23일에는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연달아 올리며 시실상 불출마론을 불식시키는 행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