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은’ 안전운임제 끝내 폐기…한숨 돌린 시멘트업계

입력 2022-12-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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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물류비 증가분 1200억원…운송료 책정 과정부터 ‘삐끗’
“화물자동차 총량제의 규제 완화…자유경쟁 체제로 전환해야”

▲12월 8일 오전 비노조원이 운행하는 시멘트 차량이 경찰 에스코트를 받으며 인근 업체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전운임제 일몰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무산되자, 시멘트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20년부터 3년간 안전운임을 내온 시멘트업계는 현 안전운임제가 도입 대비 운송여건 개선 등 실효성이 낮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은 운임제 전면 개편과 화물자동차 총량제의 규제 완화를 통해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트럭의 신규 허가 대수를 늘려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29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안전운임제를 적용받는 BCT 트럭은 약 2700대로 이중 화물연대 소속 차량은 1000여 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안전운임제 도입 이후 시멘트업계가 부담한 물류비 증가분은 올해까지 3년간 1200억 원에 달한다.

시멘트업계는 매년 안전운임을 ‘화물차량 안전운임위원회’에 참여해 표결을 통해 책정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은 화주 3명, 운수업체 3명, 차주 3명, 공익대표 4명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시멘트업계가 포함된 화주 측은 운송업체와 차주가 사실상 같은 편이기에 표결 시 수적으로 열세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운송료 책정 과정부터 의견은 반영되지 못한다는 것이 시멘트업계의 목소리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안전운임제가 운송료 책정 과정 외에도 △최저가격 강제 △화주의 비용부담 △과로·과적·과속 운행 해소 의문 등 크게 3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최저가격을 정해버린 것에 대해 협회는 안전운임제 시행 전 운송가격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고 시장실패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오히려 최저운임 시행으로 시장 자유경쟁에 따른 운임 결정에 대한 기능이 정지돼 기존 차주들의 기득권 유지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력 있는 신규 운송업체와 차주의 물량 확보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등 진입장벽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시멘트업계는 운송시장의 문제점을 화주의 비용 부담으로 해결하려는 시스템도 안전운임제를 폐기해야 주장으로 꼽았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화물자동차 운송기사 원가 및 소득은 한 달에 1364만 원이다. 차주 원가는 959만 원을 차지하고 나머지 405만 원은 차주의 순소득으로 잡히고 있다. 이중 차주가 부담해야 할 각종 비용을 화주에게 강요하고 있고 그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차주 수입은 증가하지만, 과로·과적·과속 운행이 해소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망사고 비율은 64.8%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안전수칙 미준수(지정차로 위반, 안전띠 미착용 등), 집중력 저하(졸음운전 등) 등이 꼽혔다. 안전운임만 올려주면 도로 화물 운송차의 안전 수준이 자동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했다.

시멘트업계는 안전운임제의 문제를 보완할 실효성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전날 안전운임제 일몰 후 실효성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재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시멘트업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안전운임제 시행 전인 자유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화물자동차 총량제의 규제 완화 통해 BCT 트럭 신규 허가 대수 늘려 진입장벽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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