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보며 미충족 의료수요 탐색…혁신 의료기기 만들겠다”
“아직 국내에는 글로벌 수준으로 인정받는 의료기기 업체가 없습니다. 누구도 개발하지 못한 혁신의료기기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업체가 되겠습니다.”
최근 본지와 만난 권병수 아이비엠솔 대표(경희의료원 산부인과 교수)는 2020년 8월 회사를 설립하고, 미충족 의료수요를 탐색해 진료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권 대표는 분자생물학 석사과정, 플라즈마 기반 의공학 박사 과정 뒤 의학전문대학원을 거쳐 진료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기초부터 임상까지 전반적으로 경험해 보다 다양한 시야를 가졌다고 생각한다”며 “실현가능성, 사업성 등이 있는지 분석한 뒤 의료기기, 바이오 제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이비엠솔의 핵심 아이템은 플라즈마다. 플라즈마는 고체와 액체, 기체에 이어 이온화된 제4신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살균, 염증 완화, 상처 치유, 치아미백, 암 치료 분야 등 다양한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특히 암 치료와 관련해서는 20여 종 이상이 실험실 수준에서 효과를 검증받았고, 구인두암에서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비엠솔은 플라즈마를 이용해 자궁경부암이나 이형성증, 유방암, 뇌종양 등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비침습 항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이나 이형성증의 경우, 수술적 치료 뒤 임신을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아이비엠솔은 수술적 치료를 대체하는 가임기 보존 플라즈마 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유방암이나 뇌종양에 대해서는 최근 미용·기능적 목적으로 최소한 절제하는 수술을 진행하는데 경계면에서의 재발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 아이비엠솔은 수술 시 경계면에 플라즈마 처리를 통해 재발을 억제하는 의료기기도 개발 중이다. 절제 뒤 10~15분 플라즈마 처리를 하면 수술 이후 방사선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아이비엠솔은 초음파 탐침 전용 소독과 감염관리 시스템에 관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질 초음파 탐침 기기를 준위험기구로 분류하고 높은 수준의 소독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자외선(UV)를 이용한 기기로 소독 과정을 거치지만, 국내에서는 감염관리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편이다. 아이비엠솔은 플라즈마를 이용해 초음파 탐침 전용 소독기와 함께 소독 후 커버를 손으로 씌우는 과정에서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비접촉 탐침 커버 씌움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권 대표는 “플라즈마의 가장 좋은 점은 안전하다는 것”이라며 “플라즈마를 이용한 암 치료에 대한 역사는 길지 않지만, 높은 암세포 선택성과 낮은 치료 저항성이라는 강점이 있다. 기존 암 치료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플라즈마로 해결하고자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폐동맥 고혈압과 관련한 신약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권 대표는 “유전자 치료와 관련해 연구를 개발한 경험이 있고, 구성원도 바이오 분야에 강점을 지닌 사람이 많다”며 “의료기기로 매출을 만든 뒤 바이오 제제나 신약 개발까지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사업에 선정되고,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에도 선정되는 등 대내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대전과 서울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아이비엠솔은 현재 6억2000만 원의 투자액 외에 국책과제 등을 통해 26억 원을 확보했다. 권 대표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는 혁신 의료기술을 개발해 건강하고 희망찬 미래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