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고민했지만, 尹에게 꼭 하고 싶은 말 있어"
"약한 자들을 먼저 지켜주는 ‘법의 정의’"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로부터 고(故)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책을 선물 받았다. 이 대표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유일 야당 대표 인사다.
이정미 대표는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야당 대표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며 “오래 고민했지만, 대통령을 만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뗐다.
이 대표는 책과 자필 편지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법 앞에 힘 있는 사람만이 우선되는 사회가 아니라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나아가 약한 자들을 먼저 지켜주는 ‘법의 정의’가 우선하는 시대를 열어달라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선물한 이유는 편지에 자세히 서술됐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한 번쯤은 읽어보셨겠지만, 그 책에는 1970년대의 가난한 철거민 가족이 나온다. 갑작스럽게 날아든 철거 계고장 앞에 동생이 분노하자 형이 ‘그만둬. 그들 옆엔 법이 있다’고 말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법치주의가 무엇인지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법치주의는 법 자체가 정당하기에 지키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며 “법은 도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동체가 시민의 삶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에, 시민들은 법을 지키기로 모두 약속한 것”이라며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시민의 삶을 지키는 공적 ‘약속’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지난해 6월 화물연대에 약속했던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을 언급하며 “화물연대의 파업을 불법이라 탄압하기 전에 정부가 안전운임제 약속을 먼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 국가다운 면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을 부패하고 폭력적인 집단으로 몰아가는 조치들은 일하는 시민들에게서 멀어진 법이라는 탄식과 절망을 낳는다”며 “가속페달만 밟고 있는 정부 정책에 브레이크를 잡고,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경청하고 토론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신년인사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등 5부 요인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90여 명 등 모두 200여 명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초청장을 받았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고, 이정미 대표는 야당 인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