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해제 시 분양가상한제도 풀려…추가 규제 해제 가능성도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부동산 규제지역이 모두 풀린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규제지역을 푸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서울 규제지역 해제는 2016년 11월 지정 이후 6년 2개월 만이다.
2일 대통령실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를 열고 추가 규제지역 해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지방부터 시작해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했다. 마지막 규제지역 해제는 지난해 11월 10일로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시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 규제를 풀었다. 통상 6개월에 한번씩 열리는 주정심이 2개월여 만에 다시 열리게 된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 경창륙을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가 배제되는 등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규제도 완화되고, 재당첨 제한 등 청약 규제도 풀린다.
현재 서울 전체와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시 등 경기 4개 시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남아 있다. 또 서울 용산, 성동, 노원, 마포, 양천, 강서, 영등포, 서초, 강남, 송파, 강동, 종로, 중구, 동대문, 동작구 등 15곳은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다.
실제로 집값 내림세와 미분양 증가세는 심상찮은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지난 3개월(9∼11월)간 서울 주택가격은 평균 2.59%, 경기도는 3.68% 하락했다. 규제지역인 광명(-6.85%), 하남(-4.36%), 과천(-3.75%)은 평균 또는 그 이상 하락했다.
서울도 규제 해제 시 집값 상승 우려가 있는 강남 3구와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용산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규제지역에서 풀릴 전망이다.
노원구는 지난 3개월간 집값 하락 폭이 5.47%로 서울 평균의 2배가 넘고 도봉구(-4.11%)도 그다음으로 하락 폭이 컸다. 강북구와 성북구, 중랑구, 금천구, 구로구 등지도 2% 이상 하락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되겠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해제 폭이 상당히 클 것”이라며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의 규제는 한꺼번에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서울 강남 3구 규제는 유지될 전망이다. 강남권 규제를 풀면, 추후 집값을 자극하는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번 규제지역 해제와 함께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도 축소해 발표할 예정이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내에서 집값 과열 우려가 있거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호재로 고분양가 우려가 있는 곳에 지정한다.
2019년 '12·16 대책'에서 집값 상승 선도지역과 정비사업 이슈 지역으로 꼽은 서울 강남 등 13개 구와 경기 3개 시(하남·광명·과천) 322개 동을 분양가상한제 대상지역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크게 하락한 데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대상 기본형 건축비를 상향하고 가산비용을 대폭 높여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상한제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는 곳은 분양가상한제 대상지에서도 함께 해제될 전망이다.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분양가상한제 지역서 풀리는 셈이다. 상한제 대상에서 풀리면 공공택지는 3∼5년, 민간택지는 2∼3년 거주의무 등의 규제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