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장관, 외투 직접 발로 뛴 효과
도착기준으론 180억 달러…3% 감소해
정부 "현금 지원 늘리고 규제 개선 지속"
지난해 외국인 투자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국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었다. 다만 신규 투자가 줄었고, 실제 투자 성과로 이어진 도착금액은 감소했다. 정부는 불안 요소를 줄이기 위해 지원책을 늘리고 규제를 개선하는 등 외국인 투자 활성화 정책을 이어갈 예정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외국인직접투자(FDI)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는 신고기준 304억 5000만 달러로 2020년보다 3.2%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신고 건수만 3463건에 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데도 튼튼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제도개선과 유치 노력을 했고, 최대실적을 달성해 투자와 고용 창출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 전체의 41%를 차지하는 제조업은 124억 8000만 달러로 2020년보다 149.4% 증가했다. 섬유와 직물, 의류 등이 3402.5% 늘었고, 화공이 482.5%, 금속과 금속가공 제품이 399% 늘어나는 등 주요 품목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외국인 투자를 위해 지난해 취임 후 계속해서 유치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의 공식 방한을 계기로 각종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화성 뉴 캠퍼스 기공식도 진행했다. 에어버스 D&S CEO를 만나 R&D센터 설립을 요청했고, 덴마크 베스타스사와 만나 한국 투자 추진도 협의했다.
지난달 8일엔 외국인투자환경 개선방안 40개를 발표했다.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른 금지물질 수입 시 고용노동부와 환경부 허가를 중복으로 받아야 했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선 등 외국인 투자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도모했다.
이 장관의 행보에 맞춰 미국과 일본, 기타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늘었다. 전체 28.5%를 차지하는 미국에선 65.2%, 23%를 차지하는 기타지역에선 158.5%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안 요소는 남았다. 우선 투자가 이뤄진 도착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180억 3000만 달러로 2020년보다 3.1% 감소했다. 건수는 2325건으로 늘었고, 금액만 보면 역대 2위이긴 하지만, 국제 경기 침체로 인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투자 비중도 감소했다. 전체 40.2%를 차지하는 신규투자는 5.1% 줄어들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증액투자는 9.5% 늘었고, 장기차관은 4%가량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보다 비중이 큰 서비스업이 165억 9000달러에 그치며 2020년보다 29.6% 줄어든 점도 불안 요소로 남았다. 국가별로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유럽연합과 중화권이 각각 36.9%, 31.6% 줄어들었다.
정부는 제조업 증가와 증액투자로 불안 요소를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종영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제조업이 매우 크게 증가했고, 증액투자가 많이 늘었다. 증액투자가 증가한 건 한국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외투 기업들이 한국 시장과 한국 생산기지의 장점을 부각한다고 볼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정부는 앞으로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정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정 투자정책관은 "투자 유치가 필요한 기업과 투자 유치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100대 핵심기업을 선정해서 코트라, 인베스트코리아와 함께 전략적으로 투자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첨단산업과 공급망 분야를 중심으로 현금과 입지 지원을 중심으로 강화 중"이라며 "국제 기준과 맞지 않는 규제, 한국에만 있는 규제 등을 지속해서 개선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