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후보 ‘NT-I7’, 미국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가 직접 동물시험
네오이뮨텍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급성방사선증후군(Acute Radiation Syndrome, ARS) 치료제 연구 개발을 위한 1차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밝혔다.
급성방사선증후군은 단시간 내 대량의 방사선에 피폭돼 장기가 손상되고 골수를 비롯한 호중구, 림프구가 감소해 감염 등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NIAID는 ARS 등 공중 보건 위기 상황을 대비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기업의 후보물질 연구개발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앞서 코로나 팬데믹 중에 모더나와 라이센스를 체결해 백신을 빠르게 상용화되도록 지원한 바 있다.
이번 협력 계약은 방사선 핵무기 대응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네오이뮨텍은 NIAID의 ARS치료제 개발 연구에 신약 후보물질인 NT-I7(물질명 efineptakin alfa)를 제공하고, NIAID가 직접 연구를 수행한다. NT-I7은 IL-7(인터루킨-7)을 기반으로 암세포 및 감염세포를 제거하는 T세포 증폭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NIAID가 설치류와 영장류에 대한 동물시험을 진행한 뒤, 긍정적인 데이터가 확인되면 미국 연방정부의 국가 전략물품으로 필요 시 긴급사용승인(EAU)을 받고 네오이뮨텍은 NT-I7을 납품하게 된다.
현재 미국 정부는 호중구, 혈소판을 증폭시키는 치료제들을 각각 국가 전략물품으로 선정해 정기적으로 구매해 비축해 오고 있다. 치료제마다 비축 규모는 다르지만 글로벌 제약사 암젠의 혈소판 증진제 엔플레이트(Nplate) 구매 규모는 2억9000만 달러(약 3700억 원)다. 림프구를 증폭시키는 치료제는 아직 없어, 네오이뮨텍의 NT-I7이 처음으로 치료제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
네오이뮨텍에 따르면 지난해 듀크대학교 연구진이 미국 방사선 피폭 장해 네트워크와 미국 방사선연구학회에서 발표한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의하면 방사선에 노출된 후 NT-I7을 투여받은 실험군은 전체 T 세포 숫자가 대조군 대비 정상 수치까지 빠르게 회복했다. 동물실험에서도 방사능에 피폭된 대조군은 복구되는 데 3개월이 소요되는 데 반해 NT-I7 처리 시 2~3주 내에 복구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이사는 “NT-I7이 ARS 치료제로 첫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도 쾌거지만, 면역항암제로서 NT-I7에 대한 신약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NT-I7이 ARS 치료를 위한 미국국가 전략물자로 승인받는다면 확실하고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질 것이다. 사업개발 과정 전반에 있어 중요한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네오이뮨텍은 ARS외에 췌장암, 현미부수체 안정형(MSS) 대장암, 교모세포종을 대상으로도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네오이뮨택은 NT-I7이 자사의 IL-7 엔지니어링 특허기술과 hyFc융합 플랫폼 기술이 더해져 T세포 증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T세포는 우리 몸에서 항암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체내 T세포 수가 충분한가에 따라 항암효과의 차이가 발생한다.
양 대표는 “경쟁이 없는 적응증, 우리 물질과 치료기전이 맞는지, 빠른 임상이 가능한지 등을 고려해 뇌암·대장암·췌장암에 도전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T세포 증폭 신호를 확인했다. 생존율 측면에서도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네오이뮨텍은 지난해 11월 열린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NT-I7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데이터를 발표한 바 있다. 네오이뮨텍은 ‘NIT-110’(고형암) 임상에서 췌장암, MSS 대장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바이오마커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인자의 하나로 예상되는 간 전이 여부에 초점을 뒀다.
분석 결과 간 전이가 없는 환자(13명)는 간 전이가 된 환자(37명)에 비해 더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 간 전이가 없는 췌장암, MSS 대장암 환자는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 30.8%, 질병통제율 (Disease Control Rate, DCR) 69.2%를 보였다.
양 대표는 “간 전이가 없다면 치료 효과가 분명하다”며 “간 전이는 면역항암제 지표로 중요하다. 간 전이만 되지 않는 사람들만 모은다면 치료율이 극대화될 수 있다. NT-I7 투여 시 T세포가 늘면서 폐렴이나 감염질환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