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권 이상 전 권종 환수율도 200~400%대…당분간 잔액감소 이어질 듯
화폐발행잔액이 두달연속 급감했다. 두달째 감소는 3년8개월만에 처음이다. 5만원권 환수율도 300%를 돌파해 3년9개월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에 현금을 갖고 있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커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늘어난 대면활동이 소비로 이어진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작년 11월말 화폐발행잔액은 전월대비 2조404억1400만원 감소한 176조159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2월 2조1185억200만원 감소 이후 2년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또, 10월 중 1조6615억8300만원 축소이래 두달연속 감소했다. 두달째 감소는 2019년 2~3월 이후 처음이다.
화폐발행잔액은 설과 추석 연휴 이후 풀렸던 돈이 환수되면서 감소하는 것이 보통이다. 평달 감소는 이례적인 상황.
이에 따라 11월중 환수율 역시 전권종에서 200~400%대를 기록했다. 5만원권은 304.57%를 기록해 2019년 2월(371.03%) 이후 3년9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만원권은 487.11%를 보였다. 직전월(10월)에는 1141.05%까지 치솟아 월 기준 역대최대 환수율을 보였던 2017년 10월(1397.55%) 이후 최대 환수율을 기록한 바 있다.
5천원권은 371.98%, 천원권은 258.45%의 환수율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작년 3월(550.08%, 323.66%) 이후 최대치다.
환수율이란 한은이 시중에 푼 발행액 대비 한은에 돌아온 환수액 비율을 의미한다.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돈의 회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며, 낮다는 것은 돈이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가는 등 요인에 따라 회전율이 떨어졌음을 뜻한다.
정복용 한은 발권기획팀장은 “시중금리가 많이 오르다보니 현금을 갖고 있기엔 아깝다는 심리가 반영됐다. 실제 은행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수신이 늘었다. 또, 거시경제 지표들은 별로 좋지 않지만 소비가 선방하고 있다. 대면활동이 활발해진 탓으로 결과적으로 현금유통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여름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9월부터 환수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발행잔액 감소, 환수율 증가 흐름이) 한동안은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