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효과로 소비자들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보게 됐다. 다수의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주력 상품들의 예정이율을 상향 조정해 보험료를 내렸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용하는 이율이다.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예정이율이 올라가면 보험료는 내려간다. 통상 예정이율을 0.25%포인트(p) 올리면 보험료가 5~10%가량 낮아진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생명은 일반종신보험에서 0.15~0.4%포인트, 변액종신보험은 0.5%포인트, 경영인정기보험은 0.25%포인트, 건강종신보험은 최대 0.5%포인트, 종합간병보험은 0.25%포인트 인상했다. 농협생명은 마이초이스NH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올렸다.
3%대 예정이율을 적용한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저해지종신 상품을 2.00%에서 10년 이내 3.25%, 10년 초과 2.25%로 인상했다. 예정이율 1.25%포인트를 한꺼번에 상향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교보생명도 올해 출시한 '뉴더든든한 종신보험'에서 예정이율을 5년 이전의 경우에 1.0%포인트 인상한 3.5%를 적용했다. 3%대 예정이율은 2020년 3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들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종신보험 가격을 낮춰 출시하는 이유는 기준금리 상승 영향도 있지만, IFRS17 제도하에서 종신보험이 가장 보험계약마진(CSM)을 높게 창출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새 국제회계기준인 IFS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 변경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IFRS17, K-ICS 등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제도에서는 저축성보험은 수익이 아닌 보험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보험사 자본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인상과 더불어 공시이율도 상향하고 있다. 공시이율이 높아지면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만기 환급금이나 중도해지 환급금이 늘어난다. 삼성생명의 이달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3.12%로 전달 대비 0.02%포인트 인상됐다. 전년 동기 2.36% 대비로는 0.76%포인트 인상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2.92%로 전달 대비 0.02%포인트, 전년 동기 2.31% 대비 0.61%포인트 올랐다. 한화생명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3.15%로 전달 대비 0.05%포인트 인상됐다. 지난해 1월 2.37%보다는 0.78%포인트 올랐다.
교보생명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3.15%로 전달 대비 0.10%포인트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포인트 인상됐다.
다만 생보사들은 향후 돌아올 리스크를 대비해 속도 조절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교보생명의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2.90%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인하됐다. DGB생명도 올해 1월 연금·저축보험 공시이율을 전달 대비 0.08%포인트 낮췄으며, 처브라이프생명도 저축보험 공시이율을 2.91%로 정해 전월 대비 0.25%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