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운 '친원전' 이미지…신재생에너지 확대 골몰하는 정부ㆍ여당

입력 2023-01-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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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부실정비 의혹으로 원자력 안전위원회 특별조사위원회가 안전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 전남 영광군 홍농읍 한빛원전 모습. 왼쪽부터 6호기, 5호기, 4호기, 3호기. (영광=뉴시스)

'친원전(원자력발전)' 행보를 보이는 정부ㆍ여당이 신재생에너지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원전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황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궁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정책심의회를 열고 '태양광 시설의 주거지역 이격거리를 최소 100m 이상으로 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지금까지는 최소 250m, 보통 300~400m의 이격거리 규제가 적용됐는데 이를 완화한 것이다. 아울러 저탄소 태양광 모듈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내놨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 당시 발의됐던 '풍력발전법'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도 동조하는 분위기가 읽히고 있다. 소관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친원전 기조이긴 하지만 동시에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산자위에서 여당은 원전 확대를 위한 필수 법안인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과 함께 이 풍력발전법을 동시에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은 조만간 자체적인 풍력발전법도 발의할 계획이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에서도 주도권을 쥐는 모양을 연출할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ㆍ여당이 전 정부의 유산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원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탈원전정책 폐기와 원전 비중 확대' 정책에 대해 반대가 48.1%로 찬성이 42.1%를 웃돌았다. '원자력발전을 친환경정책에 포함하는 것'과 관련된 질문의 경우 찬성(41.4%)과 반대(42.2%) 의견이 팽팽했다.

다만 당장 급격히 늘어나는 전력 소비를 고려하면 원전 확대를 병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최대전력은 8만2176MW(메가와트)로 역대 겨울철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7월에 기록한 기존 최고치(8만20007MW)보다도 높았다.

한 산자위 여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기 사용량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전력 공급을 맞추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원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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