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두나무, 김민재 소속팀 나폴리 후원ㆍ팬토큰 상장 등 활발
두나무, “두 산업 모두 젊은 층ㆍ글로벌 타겟 공통점, 홍보 효과 기대”
지구촌 축제 월드컵이 막을 내리고, 다시 해외 프로축구 리그가 속속 재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프로축구에 후원하고 있는 여러 가상자산 기업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에선 두나무가 ‘괴물’ 김민재의 소속팀 SSC 나폴리를 후원하고, 최근에는 팬토큰을 대거 상장하기도 했다.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는 축구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블룸버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가상자산 업계가 축구에 쏟아부은 자금은 약 3억3090만 달러에 이른다. 투입 자금 규모 2위~5위인 농구, 종합격투기, e스포츠, 모터스포츠에 투입된 자금의 합(1억5222만 달러)보다 크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인 축구 행사인 카타르 월드컵이 진행된 만큼, 자금 규모도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세리에A(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까지 재개되면서 해외축구 5대 리그의 일정이 다시 시작됐다. 5일 새벽에는 우리나라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소속팀 SSC 나폴리(나폴리)가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인터밀란)와 원정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나폴리는 후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로고가 세겨진 유니폼을, 인터밀란은 전면에 블록체인 플랫폼 ‘디지털비츠’ 로고가 쓰인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쳤다. 22명의 선수들에게 쏠리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가상자산 업체에도 닿았다.
같은 세리에A 내 유벤투스FC는 비트겟, SS라치오는 바이낸스의 후원을 받고 있다. 황희찬 선수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도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스트로페이가 유니폼 메인 스폰서다. 그 밖에도 여러 구단과 리그들이 가상자산 업계 후원을 받고 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크립토 닷컴이 월드컵 스폰서로 참가해 수시로 광고판과 경기 후 인터뷰 배경 등에 모습을 드러냈다. 결승전에서 골을 넣고 포효하는 메시의 뒤편으로 크립토 닷컴의 광고판이 크게 잡히는 등 노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처럼 가상자산 업계가 축구 산업에 발을 들이는 이유는 광고 효과다. 자연스럽게 기업 명과 이미지, 로고 등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노출되는 효과를 통해, 친밀감과 신뢰도 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가상자산 업계는 후원뿐 아니라 ‘팬토큰’을 통해서도 축구와 접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팬토큰’은 축구 팬들의 맴버십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토큰이다.
대표적으로 블록체인 핀테크 업체 칠리즈는 팬토큰 플랫폼 ‘소시오스닷컴’을 운영 중이다. 칠리즈는 여러 축구 구단과 제휴를 맺고 팬토큰을 발행하고 있다. 팬토큰은 단순히 맴버십 증명이나 투자 자산이 아닌 구단의 의사 결정과 관련한 ‘투표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팬토큰 보유자들은 구단 버스나 공식 티셔츠 디자인, 구장에서 사용될 음악 결정 같은 구단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 4일 SSC 나폴리를 후원하기로 한 업비트(두나무)는 5일에 칠리즈 팬토큰도 비트코인(BTC) 마켓에 대거 상장하기도 했다. 이번에 상장된 팬토큰은 ACM(AC밀란), AFC(아스널FC), ATM(애틀래티코마드리드), BAR(바르셀로나), CITY(맨체스터시티), INTER(인터밀란), NAP(나폴리) 등 7개다. 업비트는 상장을 기념해 거래 대금 순위 상위 10명과 무작위 추첨 10명에게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두나무 관계자는 “칠리즈 팬토큰 상장과 나폴리 후원 사이에 큰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가상자산 투자자와 해외 프로축구 시청자, 두 타겟이 2030세대로 겹치는 점과 두 산업 모두 글로벌하게 전개된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진출이 숙원 사업인 만큼, 업비트 브랜드를 해외 축구팬들과 해외 가상자산 투자자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