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국 영토에서 인공위성 발사 기대감 컸어
우주개발업체 버진그룹의 계열사인 버진오빗(Virgin Oribit)이 9일(현지시간) 항공기에서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해,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LEO)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소식에 버진오빗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5% 폭락했다.
버진오빗에 따르면 인공위성 발사를 위해 개조한 보잉 747 항공기 이른바 '코스믹 걸(Cosmic Girl·우주소녀)'이 인공위성이 탑재된 로켓 론처원(Launcher One)을 싣고 오후 10시 2분에 영국 콘월우주공항에서 이륙했다. 이날 '우주소녀'의 이륙은 시민 2000여 명이 지켜보는데 이뤄졌다.
우주소녀는 이륙 후 3만5000피트(약 1668m) 대서양 상공에서 로켓을 발사했지만, 로켓이 지구궤도에 진입하는 데는 실패했다. 회사는 항공기를 통해 로켓을 발사해 9개의 소형 인공위성을 저궤도에 진입시킬 예정이었다.
버진오빗은 트위터에서 "론처원이 항공기에서 분리된 지 9분 만에 지구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해당 트윗 메시지를 삭제하고 "로켓 비행 중 '이상'(anomaly)이 감지돼 지구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현재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메시지를 올렸다.
버진오빗 시스템 엔지니어링·검증 담당자인 크리스토퍼 렐프도 로켓 발사 생중계에서 "론처원이 임무를 위한 궤도 진입을 방해하는 이상 현상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현재 확보한 데이터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버진오빗의 이번 발사를 통해 자국 영토 내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항공기에 탑재된 로켓을 상공에서 발사해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것은 이제까지 미국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날 버진오빗의 로켓 발사는 여섯 번째 저궤도 진입 시도로, 항공기를 통한 로켓 발사로는 이번이 두 번째 실패다. 버진오빗은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에서 총 4번의 저궤도 진입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