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그룹의 세포치료제 전문 기업 GC셀(지씨셀)이 글로벌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독자적인 CAR-NK 세포치료제 기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2023년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GC셀은 올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핵심 인력을 확보하고, 미국 관계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GC셀은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텍 K2B테라퓨틱스의 공동 창업자를 거친 김호원 박사를 최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김 신임 CTO는 스템전트, 오리진, 스템셀테크놀로지 등에서 세포치료 연구 경력을 쌓고, K2B테라퓨틱스에서 최고과학연구책임자(CSO)로 항암제 개발을 주도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방성윤 개발본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방 개발본부장은 세포치료제 임상 디자인 및 개발, 시장 진입 전략 수립 등을 맡고 있다.
GC셀의 인재 확보는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과 맞물려 있다. 미국에서 임상 중인 ‘AB-101’에 이어 올해 상반기 ‘AB-201’의 미국 임상 1상에 착수한다. AB-201은 HER2 과발현 유방암, 위암 등의 고형암을 표적한다.
임상은 미국 관계사 아티바테라퓨틱스와 협력해 진행한다. 아티바는 GC셀과 녹십자홀딩스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2019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개발 중심(NRDO) 바이오기업이다.
GC셀은 올해 초 T세포 림프종 치료제 ‘AB-205’도 아티바에 넘기면서 AB-101과 AB-201, CD19 타깃 CAR-NK치료제 ‘AB-202’을 포함한 총 4종을 공동 개발하는 것으로 협업 관계를 강화했다.
AB-201은 전신 투여되는 최초의 HER2 CAR-NK 후보물질이다. CAR-T 치료제는 2017년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은 후 혈액암 분야에만 집중되고 전체 암의 95%를 차지하는 고형암 분야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기성품 형태 고형암 타깃 CAR-NK에 관한 관심이 높다.
제대혈 유래 NK 세포치료제 AB-101은 올해 주요 학회에서 임상 1상 중간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GC셀과 아티바는 2021년 미국 MSD와 CAR-NK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에 대해 2조 원이 넘는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8억66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GC셀에 직접 유입되는 금액은 계약금 15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9억8175만 달러다. MSD의 개발 진척에 따라 연내 마일스톤을 수취할 가능성이 있다.
아티바는 지난해 11월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자진철회했지만, 그 직후 독일 NK 인게이저(engager) 개발사 아피메드와 AB-101의 병용 임상 파트너십 계약을 공개하면서 동종 NK 세포치료제 플랫폼의 기술의 경쟁력을 재확인시켰다.
GC셀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 개발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인재영입을 결정했다”면서 “글로벌 시장은 상업적인 면까지 고려해 동종 세포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크고, 이에 따라 우리 기술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