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경제 희망 키워드 ⑨ 전쟁종식] 우크라 종전 언급한 푸틴…글로벌 평화 ‘신호탄’ 쏠까

입력 2023-01-12 06: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전쟁 1년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긴장 상태
푸틴 종전 언급 등 긍정적인 부분도
젤렌스키, 2월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 희망
전문가 "초여름 휴전 협상 들어갈 수도"

욕금고종(欲擒故縱)

고대 중국의 병법인 36계 중 16번째 계책인 ‘욕금고종’에는 현재 지구촌을 멍들게 하는 전쟁을 종식시킬 중요한 지혜가 담겨있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담긴 이 사자성어는 “상대를 잡으려면 먼저 풀어주어라” “큰 것을 얻으려면 작은 것은 놓아주어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새해에는 ‘욕금고종’에 담긴 교훈처럼 분쟁에 허덕이는 국가들이 상대를 궁지에 몰리게 해 극한대립으로 모는 대신 ‘전쟁 종식’으로 나아가 평화와 번영이라는 더 큰 것을 얻기를 기원한다.

▲2022년 12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러시아 포격에 다친 주민이 대피하고 있다. 헤르손(우크라이나)/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을 향해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에 비해 많은 영토를 수복했지만, 러시아 본토 공격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를 계속 언급하는 등 긴장 상태는 여전하다. 푸틴 대통령은 새해 첫날에도 자폭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습했다.

상황은 좋지 않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에서 미국식 선제타격을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도 종전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합의 과정은 어려울 것이고 아마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이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은 구체화하고 있는 현실에 동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주 뒤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일을 ‘전쟁’으로 지칭하며 직접적으로 종전을 거론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은 전쟁 대신 ‘특별군사작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침공을 정당화하려 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군사 분쟁의 바퀴를 돌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이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전문가들과 주요 외신 역시 푸틴 대통령이 처음으로 종전을 언급한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해당 발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후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직후 나온 터라 미국에선 경계심을 이어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종전을 위한 움직임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딜북서밋에 화상 연설자로 참석해 “이 전쟁은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러시아가 종전을 원할 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자신들이 약해지고 고립돼 동맹국이 더는 없다고 느낄 때 전쟁을 끝내려 할지 모른다”며 “이런 사실은 우리가 몇 달 내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믿게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종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구상하고 전 세계에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병력 철수와 에너지 안보 해결 등을 포함한 10개 평화공식을 제시했다.

지난달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3단계 평화계획도 꺼냈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포와 장거리 미사일 제공 △재정과 에너지, 사회적 안정 유지 지원 △10개 평화공식에 기반을 둔 정상회의 개최 등이다.

1단계와 2단계는 이미 진행 중인 만큼 우크라이나는 마지막 단계에 집중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달 AP통신과 인터뷰에서 “2023년 2월 말까지 유엔 주재로 평화공식 정상회의가 열리기를 희망한다”며 “이 회담은 특정 국가에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닌 만큼 유엔이 최적의 회담 장소”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전쟁은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되며 전장과 협상 테이블에서 취한 행동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종전은 어려워도 휴전은 수개월 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몸담았던 한스-로타르 돔뢰제 독일 퇴역 대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공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했지만, 전쟁은 초여름 누그러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때가 휴전 협상을 위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외교정책협회의 라츠 언드라시 연구원은 “연말까지 어떤 형태로든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전투는 아예 끝나거나 적어도 훨씬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 “2024년 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데, 러시아는 선거 직전이나 기간 중 격렬한 전쟁을 원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