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투톱 CU와 GS25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GS리테일 간 수익성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때나마 GS리테일이 BGF리테일에 역전했던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보다 못한 수준으로 내려간 수익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 허연수<사진> GS리테일 부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와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작년 수익성 측면에서 GS리테일을 예년보다 더 큰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 매출 5조6665억 원에 200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3.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수익성이 다소 훼손됐던 2020~2021년과 비교해 완연한 실적 개선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BGF리테일이 연결실적을 내기 시작한 2017년부터 영업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그해 2.8%를 시작으로 2018~2019년에는 3.3%를 기록했다. 그러다 코로나가 휩쓴 2020년 2.6%로 내려갔으며 2021년에는 2.9%로 다소 회복한 뒤 작년 3.5%로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증권가의 작년 연간 실적 추정치가 영업이익 2632억 원, 매출 7조5979억 원임을 고려하면 3.5% 이익률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이보다 다소 뒤처진 흐름을 보였다. 2017년 2.0%를 시작으로 2018~2019년 각각 2.1%, 2.7%로 성장했으나 BGF리테일에는 못 미쳤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가 확산하던 때에도 2.9%로 신장하면서 BGF리테일을 앞질렀으나 이듬해 2.1%로 내려갔으며 작년에는 3분기까지 1.9%를 기록, 최근 수년 사이 수익성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의 수익 악화에 대해 GS샵과의 합병을 비롯 신사업 투자로 인한 역효과로 풀이한다. 허연수 부회장은 2021년 4월 당시 5년간 1조 원을 투자해 2025년 취급액 2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투자 분야와 규모는 △디지털커머스 강화 2700억 원 △IT 및 물류 인프라 구축 5700억 원 △신사업 1800억 원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간편 결제 시스템 구축과 식품 관련 투자 확대, 6개의 물류 센터 신축, IT 인프라 구축 등을 아울렀다.
GS리테일의 수익성 문제에 신용평가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GS리테일에 대해 매출 신장에도 영업 수익성이 예상 대비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을 들어 신용등급은 ‘AA’로 유지했으나 ‘긍정적’이었던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아울러 사업 통합과 신규사업 안착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매입 경쟁력 강화와 물류 인프라 통합을 바탕으로 한 효율성 확보, 신규서비스 론칭을 통해 급변하는 유통시장에 대한 대응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유의미한 성과 창출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S리테일은 신사업과의 시너지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수익률 악화의 주요 원인이었던 디지털커머스 부문의 문제 해결에 집중할 방침이다. 실제 오프라인 점포에 도움이 되는 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것으로, 작년에 중단한 야간배송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결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GS더프레시(슈퍼마켓)를 토대로 한 O4O(온·오프라인 결합) 기반의 유기적인 커머스 사업을 하려하고 있다”며 “즉 전국에 산재한 슈퍼마켓이 MFC(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가 돼 온라인의 배송 등을 효율화한다면 수익성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